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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 어린 폭주, 강렬한 여운 '7년의 밤'

knuasm님 | 2018.03.25 16:49 | 조회 161


장동건·류승룡 주연 영화 '7년의 밤' 리뷰
정유정 작가 베스트셀러 영화화

"비극적인데도 아름답다."

영화 '7년의 밤'에 출연한 배우 송새벽의 말이다. 그의 말마따나 영화는 참으로 비극적이다. 너무 비극적이라 영화를 다 보고 나면 마음이 편치 않다. 근데 이상하게도 여운이 남는다.

영화는 정유정 작가의 베스터셀러 '7년의 밤'을 스크린에 옮겼다. 교통사고와 우발적 살인으로 인생이 뒤바뀐 
한 남자가 자기 목숨까지도 바쳐서 지켜낸 그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다.  

인적이 드문 세령마을의 댐 관리팀장으로 부임을 앞둔 최현수(류승룡). 가족이 지낼 사택을 보러 가는 날, 짙은 안개 탓에 길을 잃고 헤매던 중 갑자기 뛰어나온 여자아이를 쳐 교통사고를 낸다. 너무 놀란 최현수는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아이 시체를 호수에 버린다. 

아이의 실종으로 마을은 발칵 뒤집히고,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딸을 본 아버지 오영제(장동건)는 광기 어린 분노에 사로잡힌다. 사고가 아닌, 사건이라 판단한 그는 범인을 직접 잡으려 증거를 모으기 시작한다. 이후 딸을 죽인 사람이 최현수라는 걸 알고 최현수에게 깊은 고통을 주려 폭주 기관차처럼 달린다. 

원작이 스릴러 요소가 많았다면, 영화는 드라마를 강화했다. 최현수, 오영제를 비롯해 세령댐 경비팀 직원 
안승환(송새벽), 현수의 아들 최서원(고경표)까지 각 캐릭터의 사연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쉰다. 이들 모두 저마다의 
상처와 사연이 있는 터라 이야기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원작에서 사이코패스로 묘사됐던 오영제는 이야기가 덧입혀지면서 입체적인 캐릭터가 됐다. 그가 왜 그토록 광기에 휩싸였는지를 눈에 맺힌 눈물과 얼굴의 미묘한 표정으로 담았다. 그가 저지른 악의 행동들이 뜬금없이 보이지 
않은 건 탄탄한 시나리오 덕이다. 

최현수 캐릭터도 흥미롭다. 영화는 아들의 지키려 하는 최현수의 사투다. 어릴 적 아버지의 폭력에 노출된 그가 어떤 공포를 안고 살았는지, 그 공포가 훗날 자신과 가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최현수는 자기 아들에게만은 '피의 대물림'을 하지 않으려 애쓴다. 처절한 상황 속에서도 지켜내고 싶은 소중한 가치가 아들인 셈이다.

그의 아들인 최서원은 절망 속에서도 피어난 희망이다. 생의 밑바닥까지 가도 포기하지 않는 서원은 현수뿐만 
아니라 우리가 지켜내야만 하는 소중한 가치다. 서원의 옆에서 그를 지켜준 승환 역시 아픔이 있다. 세령에 대한 
죄책감을 안고 산 그는 서원이를 통해 속죄하려 한다. 처절한 슬픔 속에서도 손을 맞잡은 두 사람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광해:왕이 된 남자'(2012)를 연출한 추창민 감독이 연출했다. 추 감독은 "피의 대물림에 대한 이야기"라며 "과거 고통을 줬던 현수의 아버지, 현재 고통을 받는 현수, 앞으로 고통을 줘야 할 현수의 아들 서원, 이 3대에 관한 이야기다. 피의 되물림을 끊고 새로운 아버지를 꿈꾸는 서원이의 모습을 담았다"고 말했다. 

원작의 뛰어난 문학성을 영화에 녹이는 게 관건이었다. 주로 따뜻한 인간미를 다룬 영화를 선보인 추 감독은 
"악의 행동들, 그 이면의 숨은 이야기에 매력을 느꼈다"며 "성악설의 겉옷을 입은 영화인데, 
'과연 그 악이 진짜 악일까'라는 메시지를 넣고 싶었다"고 밝혔다.



배우들의 연기엔 엄지가 올라간다. 류승룡, 장동건 두 배우가 극한의 감정 연기를 했다. 인간의 밑바닥 감정, 
가장 어두운 본성을 날 것 그대로 연기했다. 

류승룡을 보노라면 안쓰러울 정도다. 벼랑 끝에 선 인간, 그리고 아들에 대한 애끓는 부성애를 매끈하게 연기했다. 

류승룡은 "인간이 예기치 못한 상황을 겪었을 때 본능적으로 어떻게 할까 고민했다"며 "인간의 끝에 대해 탐구했다. 이번 작품을 끝나고 나서 후유증에 시달리는 등 감정적으로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선한 이미지의 장동건은 악역으로 변신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장동건은 "영화 속 오영제는 원작과 다른 인물로 그려졌다"며 "원작에선 심리 묘사가 구체적으로 설명돼 있는데, 영화에선 감정과 느낌만으로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다. 딸을 학대하는 아빠가 딸을 잃고 복수하는 복합적인 감정도 어려웠다. 딸을 향한 오영제의 마음을 잘못된 부성애라고 생각했고, 캐릭터를 인간적으로 이해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최서원 역의 고경표와 승환 역의 송새벽도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쳤다. 특히 고경표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지닌 서원을 준수하게 표현했다.  

약점도 있다. 영화 전반을 지배하는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극 전체를 
지배하는 음향 효과가 다소 과하게 들릴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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