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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의 여신 손예진의 연기인생 알아보기

Tae in님 | 2016.05.29 10:25 | 조회 964

감성의 여신 손예진의<br>연기 인생 알아보기 네이버 영화 매거진 [비밀은 없다] 개봉을 앞둔 그녀의 연기 인생을 알아본다


멜로의 히로인은 로맨틱 코미디로 진출했고, 섹스 어필한 팜므 파탈을 거쳐 섬뜩한 범죄 스릴러의 주인공이 되었다. 로맨스와 호러와 코미디를 결합하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기도 했고, 멜로 안에서 캐릭터의 극단으로 치닫기도 했다. '손예진'이라는 배우. [비밀은 없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그녀의 연기 인생을 알아본다.


# 첫 번째 손예진, 멜로의 뉴 히로인

첫 TV 드라마 [맛있는 청혼] (출처: 공식 홈페이지 갤러리)

[취화선]에서 소운 역을 맡았다

2000년대 초, 충무로는 르네상스를 맞이했다. [쉬리](1999) 이후 확장된 산업적 규모 속에서 다양한 장르가 시도되었고, '웰메이드 영화'라는 화두가 떠올랐으며, 감독들의 선전이 눈부셨다. 배우 분야에서도 새로운 바람이 불었다. 남자 쪽에서 이른바 '빅 3'로 일컬어지던 최민식, 설경구, 송강호를 비롯해 한석규, 차승원, 이성재 등 '아저씨' 배우들이 흥행의 중심에 섰다면 여자 배우는 젊은 배우 중심의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었다. 1970년대 말~1980년대 초에 태어난 20대 여배우들이 대거 '유망주'로 등장한 것이다.

김하늘, 하지원, 임수정, 김태희, 전지현, 송혜교, 수애, 신민아 등 지금은 A급이 된 여배우들이 모두 이즈음에 시작했거나 각광 받았다. 손예진도 이 흐름 안에 있다. 2000년 박기형 감독의 [비밀]에 단역으로 출연했지만, 본격적 시작은 TV 드라마 [맛있는 청혼](2001). 그리고 [선희 진희](2001)가 이어졌다. 여성적인 이미지의 착하고 예쁜 캐릭터들로 이 시기 손예진은 갓 스무 살이 된 청춘스타였고 아직 소녀티가 가시지 않은 느낌이었다.

[연애소설]과 [클래식]을 통해 새로운 세대의 멜로 히로인으로 자리매김 된다

손예진의 진짜 매력은 '영화'와 만났을 때 드러난다.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2002)은 '소운'이라는 역할이 지닌 '학처럼 도도한 여인'의 느낌에 맞춘 이미지 캐스팅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한 감독의 [연애소설](2002)은 손예진이 지닌 멜로 감성의 시작이었다.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하는 김민숙 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렇게 말한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손예진을 처음 만났는데, 일단 여성스러웠고 특히 배우의 느낌이 강하게 났다. 당시에 개성 강한 신인 여배우가 많았지만, 나는 여배우가 멜로 연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 만난 손예진에게 어떤 '짙은' 느낌을 받았고, 거기에서 가능성을 발견해 함께 해보자고 했다."

그 '짙은' 느낌은 나이에 비해 성숙한, 항상 어떤 감성에 젖어 있는 듯한 촉촉한 느낌이었다. 계보를 따지자면, 과거 트로이카 시대를 이끌었던 문희나 윤정희나 남정임 같은 배우가 데뷔 초기에 풍겼던 고전미를 손예진은 지녔던 셈이며, 멜로는 그 느낌이 가장 잘 발휘될 수 있었던 장르였다. 한 남자와 두 여자를 중심으로 사랑과 우정 사이를 오갔던 [연애소설]은 손예진이 타이틀 롤을 맡았던 첫 영화로 차태현과 지금은 고인이 된 이은주와 함께했던 작품. 다소 수동적이긴 하지만 '수인'은 충무로에 새로운 멜로 히로인이 등장했음을 알리는 캐릭터였다.

코미디를 시도했던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출처: 공식 홈페이지 갤러리)

TV 드라마 [여름 향기]

그리고 곽재용 감독의 [클래식](2003)이 온다. 대종상과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여우상을 받은 이 작품은 [연애소설]과 마찬가지로 황순원의 '소나기'를 연상시키는 멜로드라마. 여기서 손예진은 20대 초반의 신인급 연기자로선 쉽지 않은 1인 2역(엄마와 딸)을 맡아 깔끔하게 소화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특히 눈물 연기는 한동안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손예진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잘 짜인 이야기'에 매력을 느껴 이 영화를 선택했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런 이유인지 [클래식]에서 그녀가 보여준 연기는 전작과 비교할 때 내러티브에 감정적으로 훨씬 더 밀착한 상태에서 영화를 이끈다. 차태현과 재회한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2003)는 멜로라는 중심을 지키면서 코믹한 요소를 끌어들인 경우다. 특히 이 영화는 손예진이 '흥행 배우'의 입지를 다지게 된 계기인데 [클래식]이 전국 관객 154만 명 정도의 중박이었다면,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는 233만 명의 대박을 기록한 것. 이후 손예진은 윤석호 PD의 [여름 향기](2004)를 통해 멜로 히로인의 자리를 굳힌다.



# 두 번째 손예진, 깊어진 감성의 변주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소주 키스' 신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는 명장면이다

[오싹한 연애](2011) 개봉 즈음 인터뷰를 위해 만났을 때, 손예진은 과거를 뒤돌아보며 "스물두 살 때가 그렇게 시간이 안 갔다"고 말한 바 있다. 반복되는 멜로 연기로 지쳐갔을지도 모르는 시기이며, 드라마 [여름 향기]를 끝낸 후엔 첫 슬럼프가 왔다. 3년 가까이 쉬지 않고 거의 매일 카메라 앞에 섰던 여배우에겐 휴식의 시간이 필요했고, 의도적으로 8개월 동안 촬영장을 떠나 자신만의 시간을 가졌다. 이 '쉼'의 시간이 손예진에겐 매우 큰 계기였던 것 같다. 여전히 멜로지만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는 눈물의 농도가 더 짙어진 느낌을 주며, 이 영화를 통해 그녀는 청춘스타 이미지를 벗고 좀 더 다양한 감정을 변주하는 연기자가 된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여인에 대한 한 남자의 순애보를 그린 이 영화는 25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오싹한 연애] 전까지 손예진의 최고 흥행작이었고, 일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던 작품. 정우성과의 '소주 키스' 신은 지금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허진호 감독의 [외출]

한지승 감독의 TV 드라마 [연애시대]

흥행에선 아쉬웠지만, 허진호 감독의 [외출](2005)은 '손예진 멜로'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에 인터뷰를 위해 만났을 때 들었던 이야기다. "스무 살 때 찍었던 멜로보다 스물네 살 때 찍은 멜로가 조금은 더 깊어진 것 같다. 특히 멜로는 인간에 대해, 사랑과 삶의 아픔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것 같다. (멜로를 찍으며) 사랑에 대한 선입관이 많이 없어졌다. 특히 [외출]을 찍으면서 그랬다.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은 다가올 수 있고, 그 순간에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참 쉽지 않나? 하지만 그걸 지켜나간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사랑의 불확정성'이라는 허진호 감독의 관념적인 테마는 손예진의 표정과 몸짓과 뉘앙스를 통해 비로소 스크린 위에서 표현되었던 셈이다. 특히 현장에서 많은 것을 만들어나가는 허진호 감독의 연출 방식은 손예진에게도 큰 도전이 되었다. 횟집 신은 대표적인데, 손예진은 처음으로 진짜로 술을 마시고 연기를 했고, 예전엔 보지 못했던 매우 리얼한 톤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감독님이나 배용준 선배와 미리 상의하지 않았던 대사를 그냥 한 건데... 그때만큼은 정말 서영이라는 캐릭터였던 것 같다." [외출]은 '그 캐릭터가 된다는 것'을 좀 더 강렬하게 경험했던 작품으로, 아시아태평양영화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안겨주었다. TV 드라마 [연애시대](2006)는 성숙기에 접어든 손예진의 감성을 확인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작품으로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여자연기상을 받는다.



# 세 번째 손예진, 섹스 어필과 팜므 파탈

[작업의 정석]

[무방비 도시]

[외출] 인터뷰의 마지막에 "찍으면서 뭔가 고민하고 성숙할 수 있는 역할을 선택하다 보니, 내 영화 중에 팝콘을 먹으면서 볼 수 있었던 영화는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앞으로는 정말 다양한 영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던 손예진의 다음 행보는 [작업의 정석](2005)이었다. 이 영화는 그녀의 필모그래피에서 멜로와 신파의 요소를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거의 유일한 영화다. 사실 변화의 욕구는 예전부터 있었다. TV 사극이었던 [대망]에선 당찬 모습을 보여주었고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에선 코미디를 시도했다. 하지만 손예진의 첫 변신으론 [작업의 정석]을 꼽는 것이 옳다. 작업남녀의 로맨틱 코미디인 이 영화는 손예진이라는 배우가 지닌 '양면성'을 처음 감지할 수 있었던 영화이며, 섹스 어필에 대한 첫 시도다.

[무방비 도시](2007)는 더 큰 변신이었다. 범죄 영화로 액션과 스릴러의 요소가 강한 이 영화에서 그녀는 소매치기이자 타투이스트인 백장미가 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청순가련'의 대명사였던 배우는 어느새 강한 장르성을 지닌 영화의 히로인이 된 것. 팜므 파탈 캐릭터는 일견 어울리지 않아 보였지만, 만약 이 도전이 없었다면 이후 손예진의 스펙트럼은 쉽사리 넓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아내가 결혼했다]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박현욱의 베스트셀러를 각색한 정윤수 감독의 [아내가 결혼했다](2008)는 백상예술대상과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 '다부일처제'라는 발칙한(?) 상황의 중심에 있는 주인아 역을 맡은 손예진은 어느새 멜로 장르 안에서 비범한 캐릭터를 섭렵하는 배우가 되어 있었다. 그녀는 남편의 정부의 남편과 사랑에 빠졌고([외출]), 이혼한 후 전남편과 다시 사랑을 시작했으며([연애시대]), 이번엔 두 남편과의 결혼 생활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는 아내가 되어 있었다. 전형적 멜로에서 시작한 여배우는 그 장르 안에서 끊임없이 진화하며 캐릭터의 극단에 서게 된 셈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의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2009)는 처음 시도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영화. 그러면서도 멜로와 로맨스의 톤이 강한 작품으로, 아마도 20대의 손예진이 가장 매혹적이며 성숙한 아름다움을 보여준 영화 아닐까 싶다.

[오싹한 연애]

TV 드라마 [개인의 취향]

한편 [오싹한 연애](2011)는 호러와 로맨스와 코미디가 배합된 독특한 장르 영화. 우울함과 외로움과 엉뚱함과 사랑스러움이 뒤섞인 '강여리'라는 역할을 연기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이 영화에서 손예진이 보여주는 연기 톤에 대한 완급 조절 능력은 꽤 놀라운 구석이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특기인 멜로 감성을 연기 전반에 배어들게 하고, 한편으론 끊임없이 관객을 긴장시키고 웃음을 주는 장악력을 보여준다. 최초로 300만 명 이상을 동원한 작품으로 이후 그녀의 흥행 가도에 시작점이 되었다. 두 편의 TV 드라마도 빼놓을 수 없을 듯. [스포트라이트](2008)에선 열혈 기자 서우진을 통해 '커리어 우먼' 캐릭터에 도전했고, [개인의 취향](2010)에선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여인이 되었다.



# 네 번째 손예진, 스케일과 장르의 확장

첫 블록버스터 [타워]

[공범]

김지훈 감독의 [타워](2011)는 순제작비 130억 원에 달하는 재난 영화로 기존에 손예진이 출연했던 영화들과는 그 규모 자체가 사뭇 다른 작품이다. 기존의 역할들이 감정적 소모가 심했다면, 전형적인 블록버스터인 [타워]는 손예진에게 액션 연기의 세계를 선사했다. 이후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의 성공 이전에 [타워]의 경험이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공범](2013)은 손예진이 김갑수라는 강한 내공을 지닌 연기자와 공연한 범죄 스릴러. 176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선전했다. 이전에도 [무방비 도시]나 [백야행 - 하얀 어둠 속을 걷다] 같은 범죄 영화에 출연한 바 있지만 [공범]은 그 결이 사뭇 다른데, 이 영화에서 손예진은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폭넓은 감정을 오가며 표현한다. 많이 언급되진 않지만, 그녀의 연기를 이야기할 때 반드시 언급해야 할 텍스트이며, 20대를 충실하게 보낸 배우가 30대에 접어들었을 때 보여줄 수 있는 내공을 목격할 수 있는 영화다. TV 드라마 [상어](2012)도 같은 맥락에서 손예진의 연기력을 평가할 만한 작품이다.

TV 드라마 [상어]

손예진의 최고 흥행작 [해적: 바다로 간 산적]

전국 관객 866만 명으로 현재까지 손예진 최고의 흥행작으로 기록되어 있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사극 액션 스펙터클 블록버스터. 해적단을 이끄는 여장부 여월 역을 맡았다.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드라마보다 장르적 성격이 강한 영화를 통해 연기력과 흥행력을 모두 인정받았다.



# 다섯 번째 손예진, [비밀은 없다]

[비밀은 없다]

김주혁과 8년 만에 다시 만났다

지금 관객을 기다리고 있는 손예진의 영화는 [비밀은 없다]이다. 처음으로 여성 감독과 작업한 이 작품은 최근 그녀의 관심 장르가 된 미스터리 스릴러. [미쓰 홍당무](2008)로 각광 받았던 이경미 감독은 두 번째 작품에서 손예진에게, 딸의 실종 이후 충격적인 진실과 사건을 접하게 되는 정치인의 아내 연홍 역을 선사했다.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남편 종찬 역은 [아내가 결혼했다] 이후 8년 만에 만나는 김주혁이 맡았다.

연기의 관건은 '변화'다. 정치인 남편의 내조에 힘쓰는 현모양처 스타일의 여성은, 어떤 '사건'을 겪으면서 수동적인 입장에서 매우 능동적인 모습을 띠게 된다. 극도로 힘든 상황이 다가와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홀로 싸우는 외로운 상황이지만 결코 굴하지 않는다. '손예진식 여전사'라고 할까? 고군분투하는 엄마이자 아내인 여성 연홍. 연기에 대해 말하면서 "많이 힘들었다"는 말로 운을 뗀 손예진은, 이토록 극적인 캐릭터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까" 고민해야 했고, 마치 숙제처럼 새로운 표현 방식을 찾기 위해 애써야 했다.

[비밀은 없다]에서 손예진의 연기 키워드는 '광기'이다

현장의 손예진

배우에겐 "해보지 않은 것에 대한 호기심"과 "그만큼의 두려움"이 공존했던 작품이었던 셈. 하지만 현장에서 배우를 지켜보았던 이경미 감독은 손예진이 보여준 집중력에 신뢰감을 보내며, 그녀의 연기에 대해 "확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라 표현한다. 그렇다면 감독이 손예진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광기',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아직 드러나지 않은 광기' 때문이다.

"손예진은 많은 남자의 로망이지 않나. 그녀는 아름답고 청순하면서도 도발적인 섹시함과 귀여움을 지녔다. 그런데 매스컴이나 작품을 통해 손예진을 보면서, 어쩐지 그 뒤엔 굉장한 광기가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언젠가는 그 광기를 보여줄 때가 올 거라는 생각을 했고, 그 우선권을 내가 가지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손예진과 함께하고 싶었고, 실제로 같이 작업하다 보니 역시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다." 과연 손예진이 표현하는 광기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올까? [비밀은 없다]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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