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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식 “30년지기 한석규, 이런 게 궁합이죠”

이준영.님 | 2019.12.30 10:01 | 조회 498

배우 최민식,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최민식의 얼굴엔 만족감과 행복감이 묻어있었다.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에 대한 확신, 그리고 30년지기 한석규와 함께 해냈다는 뿌듯함이 뒤섞인 표정이었다. 

“한석규와 한번은 만날 때가 됐다는 생각을 했어요. 꼭 이 작품이 아니었어도 한석규와 작업이라면 무조건 했을 거예요. 합을 맞춰본 소감이요? 이런 게 궁합이구나 싶었죠. 한석규와 오랜 우정이 정말 많이 도움 됐거든요. 눈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얘길 하지 않아도 단박에 알겠더라고요.” 

‘스포츠경향’이 최근 만난 최민식은 깊이 패인 주름 하나하나에까지 웃음을 달고 있었다. 유난히 즐거워보이는 그에게서 세종과 장영실의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긴 작업 뒷얘기와 한석규를 생각하는 깊은 마음, 그리고 ‘롤모델’ 신구와 에피소드 등을 들어봤다.

[인터뷰] 최민식 “30년지기 한석규, 이런 게 궁합이죠”

■“한석규 연기 보며 든든했어요” 

작품에서 그는 장영실 역을, 한석규는 세종 역을 맡아 환상의 연기대결을 펼쳤다. 애초 허진호 감독이 배역 결정을 두 사람에게 맡겼지만, 한석규가 세종 역을 선점하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장영실로 분하게 됐다는 깜짝 뒷얘기도 공개했다.

“저도 세종 역이 욕심이 나긴 했어요. 하하. 그럼에도 장영실을 연기한 건, 문헌에 그에 대한 자료가 거의 없어서 창조해보는 작업이 재밌을 것 같더라고요. 뭘 하던 한석규와 함께라면 재밌을 거라 생각했고요.” 

캐릭터를 구축할 땐 ‘아이 같은 천진난만한 열정’에 중점을 뒀다고도 했다.

“도전의식도 있고 하늘의 별도 즐겨보는 순수한 사람인 것 같았어요. 하나에 미치면 열정적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도 하고요. 또 세종과 장영실의 관계를 재밌게 재해석한다면 새로운 느낌의 사극이 나오리란 예감이 들었어요.”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서 합을 맞춘 한석규와 최민식.

세종을 연기한 한석규는 그에게 의지할 만한 친구였다.

“서정적이고 따뜻한 군주부터 새빨간 정적들과 대립하는 정치인까지 세종의 넓은 진폭을 자유자재로 왔다갔다하는 걸 보면서 ‘어휴, 역시 우리 전하’라고 감탄했어요. 한석규의 연기를 보고 제가 받으면서 내심 든든했고요. 섬세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그 친구의 강점이 이번 작품에서 잘 발현된 것 같아요.” 

다소 ‘오글’거리게 표현된 장영실과 세종의 ‘브로맨스’를 깊은 교감으로 봐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두 인물의 애틋한 장면들이 많아서 약간 진하게 비치나봐요. 그런 걸 의도한 건 아니거든요. 아이처럼 순수하게 마음을 나눈 것이라고 생각해주세요. 하하.”

[인터뷰] 최민식 “30년지기 한석규, 이런 게 궁합이죠”

■“하늘에게 묻고 싶은 것? 신구 선배처럼 연기할 수 있을까요?”

한석규만큼이나 힘이 된 사람은 또 하나 있다. 연극 ‘에쿠우스’ 이후 30년 만에 재회한 신구다. 롤모델이라며, 그에 대한 애정을 잔뜩 내비쳤다.

“한석규가 한번 혼난 적이 있어요. 선배 앞에서 ‘저와 민식 형은 지는 해입니다’라고 한 거예요. 그랬더니 선배가 ‘이제 막 꽃봉오리를 피울 때다’며 한소리 하더라고요. 아휴, 제가 혼날 줄 알았어요. 그러면서도 ‘맞아. 후배들이 많아졌지만, 우린 아직 반성해야해’라는 생각도 들었죠. 신구 선배는 아직도 2시간이 넘는 연극을 소화해내는데, 우리도 까불지 말고 열심히 하자고 얘기했어요. 하하. 또 동갑내기인 김홍파, 오광록하고도 그런 말을 했어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신구 선배처럼만 살자!” 

그 역시 연기 경력 30년차를 자랑하지만, 아직도 공부의 끝을 모르겠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인터뷰] 최민식 “30년지기 한석규, 이런 게 궁합이죠”

“만약 하늘이 제 질문에 답해준다면, 신구 선배처럼 연기할 수 있겠느냐고 물어보고 싶어요. 이번에 진짜 많은 걸 느꼈죠. 또 하나, 배우란 직업이 정말 괜찮은 거구나라는 자부심도 얻었어요. 몸이 허락하는 한 정년없이 일할 수 있는 직업이니까요. ‘행복한 만큼 불만 갖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구나’를 신구 선배 보고 단단히 깨달았어요.”

나이를 먹는 것도 자연스럽게 좋아졌다는 그다. 배우로서 욕심은 챙기고, 이름값에 대한 부담감은 내려놓았다고 고백했다. 

“예전보다 좀 더 유연해진 모양이에요. 연기에 대한 욕심은 더 생기고요. 요즘은 ‘코미디 하고 싶다. 멜로도 젊은 사람만 할 필욘 없잖아?’란 말도 한다니까요. 기회가 된다면 한석규와 ‘덤앤더머’ 같은 유머러스한 드라마도 해보고 싶어요. ‘이걸 하면 성공할까’란 부담도 이젠 없어요. 다양한 재미를 느끼고 싶고, 편하게 이런 저런 연기를 다 해보고 싶죠. 이번 영화 뒷풀이 때 감독들이 많이 왔길래, 대놓고 발표했다니까요. ‘저와 석규가 세트로 나왔으니, 이 기회에 많이 써먹으십쇼’라고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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