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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하고 거질다, 20대 청춘들의 밑바닥 인생

고동옥님 | 2020.03.16 18:34 | 조회 656
【19일 개봉하는 영화 ‘비행’】
탈북 청년과 전과자 청년의 만남
20억원어치 마약 범죄에 휘말려
조성빈 감독 “도심 한복판 맨발 질주
초조했던 내 20대 소회 담겨 있어”
이미지 원본보기        영화 <비행> 스틸컷. 아이엠 제공 근수(홍근택)는 새터민이다. 형과 함께 탈북했지만, 중국에서 헤어진 뒤 소식을 알 길이 없다. 이제 막 남한에 터를 잡은 그는 돈을 모아 형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직업교육을 위해 다니는 미용학원에선 가위를 잡는 것조차 버겁다. 보호관은 정착금 통장을 맡아두고 돈을 제대로 주지 않는다. 그런 그에게 같은 탈북자가 접근해오더니 일거리를 주겠다고 한다. 알고 보니 마약 운반책이다. 근수는 그 일로 푼돈을 번다.

지혁(차지현)은 중국집 배달원이다. 사장이 몇달째 월급을 안 줘도 항변조차 못 한다. 전과 때문에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서다. 그는 돈을 모아 오스트레일리아로 이민 가는 게 꿈이다. 하지만 현실은 배달하러 간 집에서 좀도둑질이나 일삼는 처지다. 그는 근수 집에 짜장면을 배달하러 갔다가 새 운동화를 훔친다. 이를 알아챈 근수가 지혁을 붙잡아 몸싸움을 벌이다 파출소까지 간다. 지혁은 자신이 폭행당했다며 합의금 100만원을 요구한다.

홧김에 중국집을 그만둔 지혁은 근수 집에 찾아간다. 남은 합의금을 안 받을 테니 재워달라고 한다. 어쩔 수 없이 동거하게 된 둘. 근수가 마약 운반 일을 하는 걸 안 지혁은 위험한 제안을 한다. 마약을 가로채 한몫 챙기자는 것이다. 20억원어치의 마약을 들고 도망친 이들은 마약을 조금씩 나눠 팔며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하지만 추격자의 포위망이 좁혀오면서 상황은 급박해진다.

이미지 원본보기        영화 <비행> 스틸컷. 아이엠 제공 영화 <비행>은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친 두 20대 청춘의 이야기다. 북에서 내려와 이 땅에 어렵사리 발붙이려는 근수와 진흙탕 인생에서 벗어나고자 이 땅을 뜨려는 지혁은 상반되면서도 닮았다. 바닥에서 벗어나 높이 날아오르는 ‘비행’(飛行)을 위해 범죄를 서슴지 않는 ‘비행’(非行)을 벌인다. 마약을 둘러싼 청춘의 방황이라는 면에서 대니 보일 감독의 출세작 <트레인스포팅>(1996)을 떠올리게도 한다. 다만 <트레인스포팅>의 매끈하고 감각적인 영상과 달리 <비행>은 이들의 몸부림을 거친 날것 그대로의 질감으로 그려낸다. 그래서 더욱 처절하고 현실적이다.

<비행>은 조성빈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자 청주대 영화과 졸업작품이다. <트레인스포팅>의 팬이라는 조 감독은 “근수와 지혁이 도시 한복판을 맨발로 달리는 장면에 나의 20대에 대한 소회가 담겨 있다. 어느 순간 돌아보니 주변 도움 없이 맨발로 뛰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쫓는 사람도, 강요하거나 압박하는 사람도 없었지만 오로지 불안한 마음을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비행>을 통해 알 수 없는 초조함으로 가득했던 나의 20대를 공유하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홍근택·차지현 두 신인 배우의 현실감 넘치는 연기도 인상적이다. 실제 북한이탈주민을 만나 취재하고 중국집 배달원 아르바이트를 하며 연기를 준비했다고 한다. 2018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씨지브이(CGV)아트하우스 배급지원상을 받았다. 19일 개봉.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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