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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서 <불멸의 여자>, <변태>, <빌미>로 경계를 넘어선 연출가 최원석

여원쌤님 | 2021.11.14 10:04 | 조회 878
<불멸의 여자>(최원석 작, 연출)가 5년 만에 후암씨어터(2021.10.5.~17)로 돌아왔다.
배우들 연기가 눈길을 끌었다. 한 백화점 화장품 매장(팍스마트)을 배경으로 ‘감정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연극에서 배우들은 살아 있었고, 최원석 연출은 여전히 대한민국사회의 감정노동자들을 타격하는 ‘갑질’의 사회문제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돌려놓고 있었다. 무대는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한국사회 감정 노동자들을 소환한다. 마치 현실의 시간에서 짓눌려 살아갈 수 없는 망자(亡者)들을 소환하는 것처럼. 연출은 가면과 인간 사이, 진실과 거짓의 두터운 가면을 포획한다. 프롤로그에서 배우들은 가면을 쓰고 등장하고 이들은 매장 밖과 안이 연결되는 벽면에 가면을 걸쳐 놓고 시간은 과거와 현재로 돌린다. 재공연인데도 관객은 만석에 가까웠고, 마치 추리소설을 읽는 듯한 극적인 긴장감에도 웃음의 코드로 장면의 완급을 조절해 가는 <불멸의 여자> 배우들의 열연에 작품은 성숙해져 있었다.


| 배우에서 <불멸의 여자>, <변태>, <빌미>로 경계를 넘어선 연출가 최원석

공연이 끝난 뒤 최원석 연출을 만났다. 동국대학교에서 연극을 전공하고 1993년도에 졸업한 그는 배우로 무대에 섰다. 대학을 졸업하고 황동근 연출이 이끄는 <서울연극앙상블>에서 <코뿔소>,<생일파티>등 다양한 연극을 섭렵하고 1997년부터 2003년까지 국립극단 배우로 활동했다. 안정적인 배우 생활을 걷어차고 나온 최원석은 “새로운 연극을 시도하고 해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국립극단을 나온 뒤 그와 뜻이 맞는 연극인들과 연극들을 하면서도 작품 세계에 대한 방향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 2012년도에 극단 <인어>를 창단하면서 배우를 넘어 작가와 연출로 전 방위적인 활동을 하게 되면서 경계를 넘어서게 된다. <불멸의 여자>(2013), <변태>(2012), <인어를 사랑하다>(2016), <빌미>(2019) 작품은 탄탄한 구성과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최원석 특유의 연출로 작품들이 연달아 성공하면서 작가이자 연출로 각인(刻印)시켰다.

최원석 연출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은 <변태>,<빌미>, <불멸의 여자>로 극단을 창단하고 본격적으로 쓰고 연출하는 작품들 다수가 우수한 성적표를 내고 있다. 민중과 지식인의 몰락을 그려내고 있는 연극<변태>(變態)는 거대 자본의 현실에서 시(詩)를 진실을 베어낼 수 없는 노쇠한 언어로 탈바꿈 시키고 시대의 언어는 죽어가고 상품으로만 전락한다. 시인(민효석)< 장용철 분>의 시적 욕망은 현실로 용해되지 못한 채 관념과 이상(理想)의 언어로만 존재되는 현실의 우울함을 들어내는 연극이다. 지식인 민효석의 진실의 언어는 현실에 고립되고 의식은 관념으로만 존재된다. 자본의 탐욕을 시의 언어로 대체 하지 못한 극중 인물 민효석은 절망의 사회를 그려내고 정육점 주인 오동탁(김귀선 분)을 ‘고기를 썰며, 자본의 탐욕으로 분쇄되는 지식인으로 둔갑되는 인물’로 그려진다. 작품 변태로 2014년도에 서울연극인 대상에서 대상, 연기상, 극작 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게 된다.

이후 최원석은 <빌미>로 2019년도 ‘한국연극 베스트 7’과 ‘한국연극 대상’을 받으며 그의 무대를 향한 집념과 창작 열기는 정점을 향한다. 연극 <빌미>는 부패한 한국정치사의 권력구조의 축소판이다. 조작과 은폐로 죽음의 최후를 맞게 되는 인간들의 파멸과 몰락을 그려냈다. 연출은 무대를 응집하는 미장센으로 극의 분위기를 만들었고, 연출의 시선은 무대언어로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빌미>는 웃음으로 파고 들면서도 죽음의 피로 얼룩진 부패한 지식인을 통해 우리 사회의 권력구조를 환기시켜냈다. 커피숍에서 마주 한 두 사람은 어색했다. 한마디를 던지면 그의 대답은 질문을 파고들지 않았다. 쓰고 연출하는 작품이 사회의 환부를 다루고 있다. <불멸의 여자>는 감정 노동자들과 감질사회의 부패한 이야기이고, <변태>는 더 이상 진실과 정의가 살아갈 수 없는 사회현상을 시인의 언어로 말하고 있다. 특히 <빌미>는 조작과 은폐의 한국 정치사를 보는 듯했다.


|“한국식 자본주의 사회가 참 묘합니다. ‘갑’과 ‘을’의 싸움이 아니라 ‘을’과 ‘을’들 끼리 싸우는 사회가 되었어요.”

그의 키는 180센티가 넘어 보였고, 앉은 체격은 상대를 압도했다. 그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시선은 밖을 향했다. “빌미도 그렇고 이 사회에 좀 썩어 가는 부조리한 삶과 사회구조에 대해 써온 것 같네요. 작품을 쓸 때는 의도하지 않아요. 한국사회 자본주의 구조와 그 밑의 하부구조에 있는 사람들에 관심이 있다고 할까요. 그동안 써온 작품을 생각해 보면, 비정상적인 인간과 사회가 정상이 되어가는 사회구조에 대해 그려진 것 같아요. 변태는 시인이 되고 싶어 하는 정육점 주인 오동탁을 중심으로 이 사회의 정의와 진실의 모순을 그려내려고 했고, 빌미는 지식인을 포함해 기득권들의 모순을 말하고 싶었어요. 조작과 은폐의 역사는 곧 그들이 죽음의 길로 파멸되는 것 아닐까 생각됐죠.”


-작품 구상은 어떻게 하나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자본주의 구조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데, 신문도 다양하게 읽고 뉴스도 보고, 소설책도 많이 읽죠. 사회문제나 가십거리를 이야기로 구성하고 희곡으로 옮길 때가 정말 어렵죠. 특히 고전적으로 얘기하면 플롯 세울 때가 어려운 것 같아요.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과정은 고통스러울 정도죠.”
국립극단 배우로도 무대에 섰고 이후에는 작가와 연출로 최원석 작품을 한국연극에 확실하게 던졌다. “최원석을 배우로 기억해 주면 고맙죠. 죽고 나면 작가로 기억되고 싶어요. 작품이 남기 때문인데, 우리가 살아가는 한국식 자본주의 사회가 참 묘합니다. ‘갑’과 ‘을’의 싸움이 아니라 ‘을’과 ‘을’들 끼리 싸우는 사회가 되었어요. ‘을’과 ‘을’끼리 죽이고 뜯고 싸우는 사회처럼 느껴 질 때가 많다. 이러한 괴물 같은 구조와 현상에서 뭔가 흘러나오는 비밀 같은 게 있다고 느껴져요. 작가로 이러한 현상을 들추어내고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하죠. 이러한 문제들을 작품으로 옮기고 배우들이 의도를 정확하게 표현 시킬 때 작가로 연출가로 최원석이 무대에서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불멸의 여자>가 흥미로운 것은 갑 질 피해자는 또 다른 타자에게 가해자가 되고 그 내면의 폭력과 사회적 모순이 연결되면서 극적인 긴장감을 형성한다. 5명의 등장인물들 비밀이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불멸의 여자>는 가면을 벗을 수 없는 피해자들로 전락하게 된다. 팍스마트 화장품 매장을 관리하는 직원 정희경(이음 분)은 매장으로 걸려온 환불 요청 전화 한통을 받게 된다. 신제품 화장품 구매자 황정란 (윤가현 분)이 매장으로 방문하면서 극은 충격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 제품에 문제가 있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화장품 구매자의 폭력성은 제품에 꼬리를 물고 두 매장 직원을 타격하고, 비밀들이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연극은 흥미롭게 전개된다.

“<불멸의 여자>를 처음 쓴 시기에는 감정노동자들의 사회적 문제가 이슈가 되었고 관련 책들도 쏟아져 나올 때 였어요. 백화점이나 사회 여러 곳에서 감정 노동자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희곡으로 옮기면 좋을 것 같아서 쓰게 됐는데, 초연작품은 제가 연출을 안했습니다. 2016년도에 제가 다시 연출을 하면서 전체적으로 변화를 주었어요. 올해는 극단이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바빠서 재공연을 할 생각은 없었는데 밀양공연예술축제가 코로나19로 취소가 되면서 일부 작품료를 받은 것으로 배우들과 협의해 공연을 해보자고 했고,가 공동기획으로 참여하면서 공연을 할 수가 있었어요.”

작품은 화장품 구매자이자 총 지배인의 부인 최지은(윤재진 분)의 등장과 팍스마트 총괄지배인 김상필(지근우 분)과 매장 직원들이 연결되면서 작품은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환불을 요구한 황정란은 감정노동자로 근무해온 피해자로 그려지고, 매장 총괄지배인 김상필은 두 명의 매장 직원을 대상으로 성 착취를 해온 갑 질 유부남으로 밝혀진다. 극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가해자와 피해자의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한다. 5년 만에 재공연인데도 연기의 화력(火力)들이 희비극적인 극적인 긴장감을 볼륨을 높이며 작품을 몰입시킨다. 특히 전직 감정노동자로 피해자 이면서도 가해자로 분한 황정란의 연기가 눈길을 끌었다. 좋은 배우다.

“상당히 좋은 배우들이죠. 연습할 때는 대사 똑 바로 외우고 상대배우를 설득시킬 수 있도록 연기를 하라고 주문합니다. 그럴싸한 연기, 거짓연기는 경계한다.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연기들이 다 좋았어요. 특히 황정란 역을 맡은 윤가현 배우를 만나게 된 것이 의미가 크지요. 광주에서 20대를 보내고 지역 극단에서 활동하다가 극단 미추로 옮겨서 활동을 해온 배우인데, 대학로 야전에서 활동을 해오면서도 겸손하고 열려있는 배우예요. 이 친구 연기를 본적이 없었는데 프로필만 보고 작품 출연을 결정했어요. 고생한 만큼, 살아있는 극중 인물을 만들어 진 것 같아요.”


| 극단 인어 “현 시대를 지배하는 자본 및 권력과 폭력의 문제를 무대로 형상화하는데 집중”한다.

극단 인어를 소개하는 자료는 ‘사실주의 계열의 작품을 통하여 현 시대를 지배하는 자본 및 권력과 폭력의 문제를 형상화 하는데 집중해 왔다. 또한 사실주의 연극 형식의 현대적 수용을 완성하기 위해 생략과 압축을 바탕으로 한 비사실적 무대와 극사실적 연기의 결합을 지속적으로 시도해 왔다. 극사실적 연기라 함은 인간의 행동을 재현하는데 있어 그럴 듯한 통속적 감정과 감상성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과학적인 태도로 인간의 행동을 관찰하고 복원하는 것을 의미 한다(중략)’라고 밝히고 있다.’


-배우들과 극중 인물로 분하는 연습방식은

“머리를 쓰라고 한다(웃음) 감정은 변화되고 묘하다. 생각해서 말하고 행동하라고 한다. 대사의 감정만을 가지고 전달하려고 하지 말고, 행동을 통해 인물을 감정을 설명하고 말 하라고 한다. 다양한 극적행동을 논리적으로 요구하는 편이다. 고전적으로 연극을 연습할 때 연출이 블로킹을 긋고 끝나는데, 배우들은 행동이 정당화 될 수 없는 인위적로 만들어진 동선과 극적행동에 감정을 표현해 왔다. 저는 배우들이 살아 움직이고 그것이 분명하게 전달될 때까지 요구한다. 연출을 하면서 배우들한테 기본적인 등·퇴장과 최소한의 설정들만 전달하고 그 외에는 배우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인물로 분하게 한다.”

배우 출신인 최원석도 직접 창작한 희곡이 배우들에 의해 장면들로 구현되는 과정을 바라보며 배우의 시선보다는 연출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 배우들이 움직이고 감정을 쌓아올리고 덜어낼 때 배우 출신의 감각도 살아날 수 있는데도 그는 철저하게 본인의 감각적인 감정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배우보다는 연출과 작가로 달려온 최원석도 지난해에는 차현석 연출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흑백다방> 특별공연에 배우로 참여 했다.
“연기를 안한지 오래되어서 연기감각의 세포들이 살았을 지 확인하고 싶어서 초연부터 애정이 있는 작품이고, 특별공연을 준비한다기에 흑백다방에 참여를 하게 되었어요. 당분간은 글 쓰고 연출하고 제작하는 일이 주업이 될 것 같습니다.(웃음)”

연출자 최원석은 배우로 중요한 것이 성실성, 시간, 약속이라고 말한다. 이런 점에서 연극을 만드는데 철저한 원칙을 지켜 왔던 오태석, 안민수 연출가들을 존경을 했었다. 배우로는 알파치노, 로버트 드니로, 송광호, 최민식 등을 거론했다.
“배우의 감각은 타고나야 하는 것 같아요. 감각이 살아 있어야 본능이 살아나고 감각이 훈련되면서 더 좋은 배우로 성장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 배우들은 배우의 몸으로 체질이 바뀌게 되는 것 같아요. 송강호 최민식 같은 배우는 현장에서 더 살아 움직이잖아요. 극중 인물로 살아가는 극중 환경에서 배우의 감각이 본능을 넘어서게 되는 것 같아요. 배우로써 탁월한 감각을 가진 배우들이죠. 말과 행동에 감각이 무뎌지면 연기도 둔탁해 집니다. 배우로 타고난 몸이 훈련을 하게 되면 배우의 감각은 살아 움직이게 됩니다. 그게 배우의 본능입니다”
그는 연출로 희곡을 무대에서 그려 나갈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배우들의 앙상블과 메시지를 관통할 수 있는 미장센이라고 말했다.


“작품에서 장면을 만들어 나갈 때 인물의 심리와 극적 행동들이 폭발적으로 모아지는 장면들이 있어요. 제가 전달하고 싶은 언어들이 함축적으로 모아지는 장면인데, 이 장면들을 무대로 그려내는 것이 중요하고 매우 힘들죠. 배우들도 이 부분에서 표현이 안 되고 전달이 안 된다고 생각되면 기다립니다. 결국에는 배우와 연출의 시선이 모아지는 장면에서 폭발력을 가지게 돼요. 국립극단에서 프랑스 연출자와 작업을 한 적이 있는데 이 연출자가 의도한대로 배우의 폭발력이 안 나오니까 그 배우와 신뢰가 쌓일 때까지 기다립니다. 배우가 연출을 믿게 되는 순간에 배우는 극중 인물로 정점에 선 인물의 감정을 표현을 하게 됩니다. 그런 점에서 빌미, 변태, 불멸의 여자 등 제가 쓰고 연출한 작품에서 이러한 의도들이 작품으로 잘 표현되었다고 생각돼요.”

최원석 연출은 인터뷰를 마치고 연습이 있다며 일어섰다.

“올해도 정말 바빴지만 내년에는 더 정신없을 것 같아요.”
2021년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화로>(2022)가 선정되면서 내년 2월 19일부터 아르코 대극장에서 초연을 앞두고 있다. 그가 안보일 때쯤 그의 말이 떠올랐다.
“자고 일어나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느껴질 때 정말 외롭게 느껴져요. 그때부터 치열하게 글쓰기를 합니다”
무대에서는 허구의 삶과 배우의 감각들을 살아있게 하는 작가이자 연출자가 바로 최원석이다.







대경대 연극영화과 교수(연극평론가)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6444490&code=6117121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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