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고 통쾌한 우리들의 삶을 다룬 연극 ‘마술가게’

탤아태라님 | 2014.08.04 10:38 | 조회 613




공연장에 들어가자마자 화려함이 느껴진다. 무대 오른편에는 강렬한 빨간색의 벨벳 쇼파가 위치해 있었고, 그 뒤편에는 마치 공간의 값비쌈을 상징하는 듯한 양주가 놓여 있었다. 그리고 공연장 왼쪽에는 옷걸이에 화려한 여성의 옷들이 걸려있었다. 마치 명품 샵의 미니어처를 보는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완벽한 세트에 왜 마네킹이 없을까? 하던 차에 연극이 시작되고 암전 후 두 마네킹이 옷걸이 앞 쪽에 각각의 포즈를 취하며 어느새 자리를 잡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마네킹의 마임을 하며 극이 전반적으로 다룰 문제들을 개괄해준다.
“유리 밖의 세상은 참 예뻐 그치? 우리도 저 쇼윈도 밖으로 나가볼까?”
“그래 나가자 사람들은 착하잖아!”

그리고 마치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라도 하듯, 착하지 않은‘도둑’이 뛰어 들어오며 극이 시작되고 마네킹들은 도둑을 뒷받침하는 여러 멀티의 역할로 활약한다.

연극 ‘마술가게’ 는 두 도둑이 청담동의 한 의상실 ‘마술가게’ 를 침입했다가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다. 이야기는 왕년에 이름을 꽤나 날렸던 ‘불나비’라는 별명을 가진 큰 도둑이 젊은 나이에 도둑질을, 그것도 마침 오늘 처음으로 시작하게 된 오달식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그들은 자신이 도둑질을 시작하기 전에 했던 일들,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이야기를 풀어 나가며 전반적으로 자본주의 사회의 병폐와 현 사회의 문제점들을 다룬다.

다양한 볼거리, 많은 생각할거리들

극은 우리 사회의 빈익빈 부익부 구조와, 돈이 권력화되는 세태를 비판한다.‘불나비’라는 별명을 가진 큰 도둑은 극 내내 그의 어쩔 수 없는 도둑질을 변명한다. 그는 끊임없이 우리 사회에서 진짜 도둑이 누구냐고 반문한다. 범법자인 그를 물론 절대 ‘정당한 도둑’ 이다, ‘의적’이다, 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가 우리에게 던져준 메시지는 한번 생각해볼 만 하다. 이 과정에서 사용된 두 마네킹의 ‘멀티’라는 장치와 그에 따른 여러 분장, 여러 상황극과 역할극은 뒤의 배경이 전혀 바뀌지 않음에도 관객들에게 웃음과 독특한 재미를 준다. 오히려 극을 감초같은 그녀들이 이끌어 나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이야기들을 웃음을 통해 다룸으로써 그러한 우스꽝스러움을 통해 거부감을 허물기도 한다.

그리고 극 속에서는 사회의 논란이 되었던 큰 이슈나 문제점 또한 한 번씩 짚고만 넘어간다. 마네킹은 극이 끝나는 시점에서 마무리를 하며 이렇게 말한다. “유리벽 안이 가장 안전한 것 같다.. 언제쯤 우리는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이 대사를 통해 우리는 극을 유쾌하게 보다가도 정말 우리가 유리벽 안에 갇혀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고, 이것이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아닐까.

‘마술가게’ 는 큰도둑과 작은 도둑, 경비와 마네킹 둘 모두 트리플캐스팅으로 극을 진행한다. 캐스팅이 다양한 만큼, 각각 배우만의 색이 돋보이는 연극이 될 것이다. 또한 춤과 노래, 쇼 등 연극에서 다룰 수 있는 다양한 장르를 모두 다루고 있어 극의 발랄함을 느낄 수 있다. 유쾌하지만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연극 < 마술가게 - 코미디의 제왕 > 은 대학로 더 굿씨어터에서 8월 31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자료제공 : 씨즈온
문화취재기자 김윤하 ( myseizeon@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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