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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나들이]

97년 초연 이후 11년만의 부활

연극 [택시 드리벌]

| 영화감독 장진의 대표작 연극 <택시드리벌>이 11년만에 박건형, 김민교, 김수로 등과 함께 부활한다.

팍팍한 도시 속 소시민의 군상을 그려내다.

택시 하나 가지고 강원도 화천에서 서울로 올라온 서른아홉 노총각 덕배는 자신의 택시를 오르고 내리는 손님들을 통해 소시민적 군상들을 보여준다. 그러던 어느 날 여자 손님이 두고 내린 핸드백 하나에 덕배는 첫사랑 이후 오랜만에 설레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배운 것도 가진 것도 하나 없는 시골 남자 덕배가 사랑하는 여인 화이를 고향에 남겨두고 서울로 올라와서 얻은 약간의 교양과 지식, 그리고 피로.

장진은 실제 택시 기사였던 아버지를 모델로 97년 대학로 소극장에서 연극 <택시드리벌>을 올렸다. 당시 최고의 연극배우였던 배우 최민식이 덕배역을 맡았고 장진은 이 작품으로 단단히 입지를 굳혀 영화감독으로 발돋움 하게 된다.

빈 무대 위 택시 운전대 하나, 쉴새 없는 웃음 뒤 잔잔히 다가오는 씁쓸함

| 2004년 재연공연 당시 공연모습. 강성진이 주인공 덕배를, 장영남이 승객 역을 맡았다.

연극 <택시드리벌>은 공허한 무대 위 덩그러니 놓인 택시 운전대 위에서 시작된다. 합승과 흡연이 허용되던 90년대 택시 안, 덕배의 택시엔 덕배에게 중매를 서주려는 새벽 첫 손님을 시작으로 김포공항으로 향하는 소란스런 여자 넷, 왕년에 택시기사를 했다는 아저씨, 전라도 승객과 경상도 승객, 고단한 퇴근 길 인생이 고달픈 만취한 회사원 등이 차례로 택시에 오르고 내린다. 승객에게 쩔쩔매는 덕배의 모습에 관객들은 배를 잡고 웃는다. 하지만 그 뒤에 느껴지는 씁쓸함은 시대와 상관없이 도시에 살아가는 소시민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게 될 것이다.

최민식, 정재영, 이민정을 잇는 3대 덕배와 화이의 2015년 판 <택시드리벌>

| 2004년 판 포스터와 2015년 판 포스터

2015년 판 <택시드리벌>이 11년 만에 오픈을 확정 지으며 관심이 쏠린 건 다름아닌 캐스트. 1997년 초연 최민식, 권해효를 시작으로 정재영, 강성진, 이민정, 엄정화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의 등용문으로도 유명한 작품이기에 자연스레 새로운 캐스팅이 주목 받았다. 김수로 프로듀서가 선택한 3대 덕배 김민교, 박건형, 김도현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또한, 2015년 판의 연출을 맡은 손효원은 97년도 작품이 가진 매력을 살리고 현시대의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는 에피소드를 만들기 위해 특히 신경 썼다고 밝혔다. 2015년 판 <택시 드리벌>에서는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를 부르는 승객, 감정노동자들의 피를 말리는 진상 승객, 야구 얘기로 지역감정에 불을 붙이는 승객들 등이 등장하여 관객들의 웃음과 공감을 이끌어낼 것이다.

글/사진 제공: (주)캔들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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