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 채플린을 모르는 사람은 없어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없고, 채플린 영화를 모두가 봤다고 생각하지만 한 편을 끝까지 본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20세기 최고의 예술가이자 위대한 인물인 찰리 채플린과 그 대표작 [모던 타임즈]는, 마치 모두가 본 듯하고 아는 듯하지만 실상은 잘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월 19일, 찰리 채플린의 [모던 타임즈]를 시작으로 그의 주옥같은 불후의 명작 [시티라이트], [위대한 독재자], [키드] 등 장편 10편과 단편 7편이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극장에서 개봉한다. 이번 개봉을 통해 찰리 채플린은 현재까지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관객들에게 귀감을 전하며 원작의 향수뿐만 아니라 디지털 리마스터링의 생생한 매력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할 것이다. 이와 함께 당신이 찰리 채플린에 대해 잘 모르고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와 현재까지도 관통하는 찰리 채플린의 주옥같은 어록 영상을 공개한다.

    

1. 찰리 채플린은 미국 TIME지의 표지를 장식한 최초의 영화인이다.

    

    

2. 찰리 채플린을 상징하는 분신 같은 캐릭터 '리틀 트램프'는 주위 사람들의 도움 없이는 탄생할 수 없었다. 작은 중산모, 헐렁한 바지, 낡고 큰 구두, 지팡이, 심지어 콧수염까지 모두 그의 동료와 지인들에게서 얻은 아이디어였으며, 그가 스스로 구한 것은 작달막한 지팡이뿐이었다.

    

    

3. [키드]의 편집 단계에서 퍼스트내셔널 영화사와 다툼이 있었던 채플린은 영화사의 눈을 피해 솔트레이크 시티의 한 호텔에 방을 잡고 편집을 시작했다. 40만 피트(120Km)가 넘는 필름은 자그마치 500롤이나 되었고, 호텔 방 전체가 필름으로 뒤덮였다. 편집시설 하나 갖춰지지 않은 그곳에서 채플린 일행은 장장 15개월 동안의 눈물겨운 작업 끝에 첫 장편 [키드](1921)를 완성했다.

    

    

4. [모던 타임즈]는 표절 시비에 휩싸였다. 영화의 첫 장면이 르네 클레르 감독의 [우리에게 자유를](1931)에 나오는 공장 장면과 흡사하다며 나치의 선전 담당이었던 괴벨스 박사가 고소를 한 것. 하지만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채플린의 열렬한 팬이었던 르네 클레르 감독은 이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았다고 한다.

    

    

5. 채플린은 유난히 아카데미와 인연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커스]로 제1회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위원회가 그를 후보 지명에서 탈락시켰고, [모던 타임즈]는 단 한 부문도 지명을 받지 못했다. [위대한 독재자]는 남우주연상과 각본상 후보에 올랐지만, 수상에는 실패했고, [살인광 시대]는 각본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것에 그쳤다. 하지만 제44회 아카데미에서 평생공로상, 제45회 아카데미에서 [라임라이트]로 음악상을 수상하며 그는 40년이 넘는 아카데미와의 질긴 악연을 떨쳐냈다.

    

    

6. [모던 타임즈]와 [위대한 독재자] 이후로 미국 보수주의자들의 비난을 받은 채플린. 그리고 FBI는 채플린을 공산주의자로 몰아세운다. 채플린이 끝내 미국에서 추방되자, 채플린의 고국인 영국은 미국의 태도를 비난하며 채플린을 국가적 영웅으로 맞아들였다. 하지만 지나치게 무거운 납세 부담으로 인해 영국이 자신이 있을 곳이 아니라고 느낀 채플린은 스위스에 정착해 남은 여생을 보내게 된다.

    

    

7. 네 번의 결혼과 미국에서의 강제추방은 그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대변해준다. [모던 타임즈]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 '파울레트 고다드'를 포함해 채플린은 총 네 번 결혼했다. 그와 마지막 여생을 함께 한 사람은 1943년 극작가 유진 오닐의 딸 우나 오닐이었다. 그는 총 열한 명의 자식을 낳았고 1944년엔 아이들을 둘러싼 친자소송까지 이어졌다.

    

    

8. 채플린 사망 후, 부인이 잠시 스위스를 떠난 사이 그의 시신이 도굴당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발생했다. 시신은 몇 주 내로 돌아왔지만, 우나 오닐은 남편을 지키지 못했다는 생각에 그의 묘지를 콘크리트로 봉해 버렸다.

    

    

9. 채플린은 세계적 명사들과의 인연으로도 유명하다. [시티 라이트] 촬영 당시, 처칠이 영화 촬영장을 방문했었고 영화 개봉일에는 아인슈타인이 참석했다. 이 밖에도 간디, 사르트르, 피카소, 루스벨트, 서머싯 몸, 버나드 쇼, 후르시초프 등과 깊게 교류했으며 노벨 평화상 후보로 추천받았다. [모던 타임즈]는 처칠과 마오쩌둥으로부터 우리 시대 가장 뛰어난 예술가의 창조적 극찬물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10. 채플린은 왼손잡이 연주자로 첼로와 바이올린 솔리스트였다. 심지어 자신의 연주를 음반으로 만들기도 했다. 그의 음악적 감각과 재능은 작곡으로 이어져, 영화 속 대부분의 음악을 직접 작곡하기에 이른다. 1954년 냇 킹 콜이 부른 '스마일'은 빌보드 10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그의 음악 24곡을 포함한 음반은 독일비평가상을 받기도 했다.

    

    

11. 채플린과 히틀러는 4일 간격으로 태어난 동갑내기이다. 채플린은 1889년 4월 16일에 태어났으며, 아돌프 히틀러는 4월 20일에 태어났다. 한 사람은 희망과 웃음의 아이콘, 다른 한 사람은 독재와 비극으로 전혀 다른 인생의 길을 걸었다. 한편, 히틀러를 빗대 완성된 [위대한 독재자]는 유럽의 나치 점령지에서 상영이 금지되었지만, 히틀러 본인은 [위대한 독재자]를 두 번이나 보았다고 전해진다. [위대한 독재자]는 채플린의 영화 중 가장 높은 흥행수익을 기록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