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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문] 최대헌 "드라마심리상담, 단순한 재연이 아닌 거리두기 방식"

April_joo님 | 2014.06.22 11:01 | 조회 1594
"드라마 형식으로 심리상담 진행"

"연극치료, 사회상담 등 개별적으로 진행됐던 방식을 모두 통합"

"사회복지사, 의사, 간호사, 교육자 등 다양한 전공자들 참여"

"드라마심리상담은 단순한 재연이 아니라 거리두기 방식으로 진행"

"드라마 테라피스트, 드라마 심리상담의 연출자이자 치료자"

"사회적 이슈가 생기면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 갖고 있어"

"세월호 유가족 심리상담 진행, 사회적 재난에 개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

"휴먼벨트 형성되면 큰 자원이 될 수 있을 것"

"세월호 유가족, 심리상담으로 카타르시스와 정화적 경험 됐다고 털어놔"

"세월호 사고 진실 밝히고 책임질 사람 책임지는 것이 중요"

"지역사회 보호 받은 공동체 모임 필요해"



[발언전문]


지구촌 축구축제 월드컵이 시작되면서 우리 국민들의 관심도 이제 브라질을 향하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데요.

이런 때일수록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더욱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하고 있습니다.

오늘 PBC 초대석에서는 세월호 참사 사회심리극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드라마심리상담협회 최대헌 회장님을 모시고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 먼저 한국드라마심리상담협회, 처음 듣는 청취자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입니까?

▶ 사람들에 대해 여러 상담을 하는 방법 중에 드라마라는 형식을 가지고 상담하는 것입니다. 협회에서는 우리나라의 여러 드라마라는 형식을 갖고 하는 상담방법으로 연극치료, 교육연극, 역할극, 심리극, 사회극 등 여러 형식들이 있는데요, 그런 형식들이 각기 다 분리되어서 진행되다 보니까 대상에 따라 한계가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통합된 접근을 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서 만든 단체입니다.



- 한국드라마심리상담협회에서는 어떤 분들이 일하고 계시나요?

▶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계시는데요. 우선 사회복지 전공자나 간호학, 교육학, 상담심리나 임상심리 등 의료쪽에 계신 분들이 계시고요. 현직에서는 학교 선생님, 병원 의사선생님, 교수님들이나 상담기관에서 상담하시는 선생님들, 주로 사람에 대해 상담이나 심리치료를 하시는 분들이 모여서 협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주 건강한 사람부터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 예를 들어서 병원에 계신 분들이나 학교폭력, 교도소 성범죄자라든지 종교기관에서도 많이 활동을 하세요.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사람들이 더 가까이 드라마식으로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지, 그래서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활동하고 계십니다.



- 최대헌 회장님은 어떤 분야에서 속하고 계십니까?

▶ 제가 많이 다루는 영역은 트라우마에 관한 것이고요. 진로, 그리고 부부관계나 자녀관계 등의 주제들을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 의사이신가요?

▶ 아닙니다. 주전공이 사회복지고요, 부전공으로 심리학을 공부했습니다.



- 한국드라마심리상담협회 회장으로 일하신지는 얼마나 되셨는지요?

▶ 현직에서 일한지는 25년 됐고요. 이 단체는 작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아직 초기단계라고 볼 수 있죠.



- 우리나라에 심리상담치료를 하는 곳이 많죠?

▶ 많죠.




- 드라마를 통해서 어떻게 구체적으로 치료하게 되는 건가요?

▶ 우선 상담이나 심리치료라는 것들은 주로 현재 어려움을 갖고 오는데, 대부분의 이야기는 과거의 것들입니다. 과거 우리가 간접적인 경험들이거든요. 예를 들어 소리를 듣는다든지 신체적 접촉을 경험한다든지, 아니면 사건이나 상황 속에서 경험을 하게 되겠죠. 그러다보면 우리에게 저장되는 기억들이 소리로 저장되거나, 눈으로 보이는 것들로, 그리고 만져지는 것들이나 냄새 등으로 저장되는데, 주로 상담이나 심리치료에서는 통각적경험, 즉 불쾌한 경험을 가지고 저장된 것들이 현재 어려움으로 나타나는 것들이죠.

이것들이 뇌화학으로 봤을 때 우뇌와 좌뇌가 있다고 이야기하는데요, 좌뇌는 논리적인 기억이나 논리적인 표현을 하기 위해 사용한다면, 우뇌는 공간적 경험을 많이 하는 저장공간입니다. 우뇌적 경험을 한다는 것은 앉아서 언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에 한계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상황 속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드라마라는 형식은 언어적으로 할 수 있는 치료에 한계치가 있어서. 드라마형식은 언어적으로 할 수 있는 치료의 한계, 왜냐하면 경험은 우뇌적으로 했는데 주로 말을 하고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좌뇌적 경험을 말합니다. 결국 경험한 것들을 제대로 풀어내려면 우뇌적 경험을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제가 주로 하고 있는 일 중 하나가 부부관계에 어려움이 있어서 오신 분들 이야기를 듣는 건데요, 부부가 다투면 앉아서 말로 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죠. 여러 상황 속에서 만져지고, 냄새 등 상당히 공간적 경험을 하게 되는데, 강렬한 정서적인 경험을 하게 됩니다.

사례를 든다면, 이 분은 매일 밤 8시 정도가 되면 잠을 못 자요. 그 이유를 알아보니까 예전 어릴 때 아버지가 술을 듣고 8시 이후에 귀가를 하셨던 것 같아요. 그럼 그 이후부터는 부모님께서 다투는 소리가 계속 납니다. 그때 부모님은 자녀들이 상황을 잘 모른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은데 바깥의 자녀들에게는 욕설도 들리고, 그 상황을 보지는 못했죠. 이때 굉장히 정서적인 경험을 많이 하게 됩니다. 불안도 경험할 수 있고, 또 두려움이나 공포. 특히 이분은 자기가 힘이 약하기 때문에 엄마를 도와줄 수 없다는 죄책감이 굉장히 커지고, 아버지가 아직 어린 게 뭘 나서냐고 하기 때문에 수치감도 경험한 딸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이분은 남편이 8시가 돼도 안들어오니까 불안한 거에요. 이게 뭔가 하면, 몸에 이런 불안들이 체화됐음을 말하는 겁니다. 전혀 상황과 대상이 다른데도 그 느낌을 그대로 갖고 있는데, 이분이 오랫동안 언어상담을 하셨어요. 말로써 이야기할 때도 그 불안을 계속 갖게 된다는 겁니다.

뇌에는 두 가지 저장공간이 있는데, 감성을 저장하는 공간이 있고, 사건을 저장하는 공간이 있습니다. 결국 우리가 언어로써 이런 이야기를 논리적으로 하게 되지만, 전혀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주관적인 경험을 하게 되는 것들이죠. 우리가 보통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기분은 나쁘다는 것들 있죠? 이것이 뭐냐 하면 생각과 마음이 일치되지 않는 사람들이죠. 이런 것을 풀어내는 방법은 내가 몸의 움직임이라든지 그 상황 속에서 그것을 재경험 할 수 있고 다시 한 번 직면하는 겁니다. 그런데 단순히 재연하는 것이 아니라, 예전에는 자기가 직접 경험했다면 한 발짝 떨어져서 경험하는 겁니다. 그러면서도 그 생각에 대해 재해석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이가 들거나 상처가 있는 분들이 항상 표현하는 것들을 그 당시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후회의 연속인데, 실제로 그것을 재경험하면서 그건 내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경험인데, 이런 것들이 상황 속에서 경험되어야 하기 때문에 드라마라는 형식으로 하게 된 겁니다. 이런 것을 교정적 재경험이라고 합니다.



- 드라마를 통해 심리치료를 하는 사람을 드라마테라피스트라고 부르지 않습니까? 다소 생소한 직업이긴 한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설명해주시죠.

▶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보편적인 것은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만들어집니다. 예를 들어서 여러 사람이 있을 때 나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고 이야기하고, 그 사람을 주인공이라고 부릅니다. 드라마상담에서는 ‘치료’라는 단어를 가급적 사용하지 말자는 주의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완전하지 않다, 그리고 병리적으로 보지 말고, 내가 뭔가 갈망하고 있는 것들을 하지 못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현실에서 경험하기가 쉽지 않죠. 안전한 공간에서 자기가 경험하게끔 하는데, 그런 분을 주인공이라고 지칭합니다. 그리고 진행자를 디렉터라고 하는데요. 그분이 나오시면 그분이 즉흥적으로 그곳에서 장면을 만들고, 참여하고 있던 관객들이 그 역할을 맡게 됩니다. 즉흥극 형식으로 진행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각본은 따로 없습니다.



- 드라마테라피스트는 디렉터 역할을 하는 거죠?

▶ 그렇죠. 연출가이자 치료자, 조력자 등 여러 가지 역할을 하게 됩니다.



- 그럼 드라마테라피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합니까?

▶ 드라마심리상담전문가 슈퍼바이저 단계가 있는데요. 슈퍼바이저까지 가는 경우는 일반 코스대로라면 10년 정도 걸리고요. 보통 일반적으로 활동하기 위한 수료과정은 2년 정도 소요됩니다.



- 슈퍼바이저도 하셨겠네요?

▶ 네, 지금 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개인적인 질문인데, 어떤 계기로 이 직업을 갖게 되셨습니까?

▶ 사실 저는 국가정보원 같이 정보기관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런데 인생은 계획대로 안 되는 것 같아요. 제가 고등학교 때 당시 왼쪽눈을 실명하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학교를 중퇴했습니다. 할 일도 없다보니까 연극이라는 것을 접하게 됐고, 그러면서 연출가가 되겠다는 꿈이 만들어져서 그때부터 서울에 올라오기 전까지 계속 연극활동을 하게 됐습니다. 그때 제가 천주교회를 다녔었는데, 신부님께서 마침 성극을 하나 연출해보라고 하셔서 그때부터 자신감을 얻고 계속 관심을 갖게 됐죠. 그러다가 드라마라는 것이 연극을 벗어나 사람들에게 치유적인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서울에 올라와 이런 과정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 최대헌 사장님을 모시게 된 가장 주된 이유는 최근 세월호 참사 사회심리극을 진행하셨기 때문일텐데요. 어떤 계기가 있으셨나요?

▶ 이전부터 낙태라든지 성폭력 등과 같은 사회적 이슈를 다룬 사회심리극을 진행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그 한 가지 일환으로서, 드라마 심리상담에서 추구하는 모토가 개인적인 사회적인 문제이고, 사회적인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다.. 그래서 사람이 건강해진다는 것은 사회가 건강해졌을 때 가능하다는 것이 드라마심리상담의 아주 기본적인 정신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사회의학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것을 만든 분이 모레노라는 외국분이신데, 그분의 철학도 마찬가지이고. 그래서 이런 사회적 이슈가 생기면 전문가로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저희 협회의 철학입니다. 그 과정 중에 하나로 현장에 뛰어들게 된 것이죠.



- 세월호 침몰 사고 다음 날부터 사회심리극을 준비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사회심리극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이 됩니까?

▶ 우리가 이런 현상이 생기면 바라보는 지점이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사회 구조를 바꿔야 할 것인가, 아니면 개인적인 문제로 이 사람만 변화되면 가능할 것인가, 이 지점에서 개인적인 문제를 보는 것은 심리극이라고 이야기하고, 사회적인 이슈를 다루는 것은 사회극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안산 세월호 사고의 경우 우리 사회에 우래 전부터 예견된 재난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뒤에 대처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이고, 일어날 수 있는 예측가능한 지표로 본다면 단지 이 시기에 터졌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데, 그럼 단순히 하나의 개인 문제로 정의하기는 굉장히 어렵죠. 그래서 하나의 사회적인 이슈라고 보고, 거기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은 구성인들이죠. 그럼 이 문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구조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고, 그 문제 때문에 상처를 받은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합친 것이 사회심리극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형식은 외국에서 지역내 분쟁이나 갈등이 생겼을 때 지역 전문가들이 지방자치단체의 도움을 받아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사회적인 재난에 공식적으로 개입하게 된 것이 처음이죠. 그런데 이것을 특히 안산에서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많은 전문가들이 그 지역사회에 들어가기 시작하고 관심을 갖기 시작했지만, 이런 관심들은 사실 오래가지 않습니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떠날 수밖에 없죠.



- 세월호 유가족분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이 바로 그거죠.

▶ 네. 외국에서는 재난이 나면 많은 나라들이 원조를 하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 철수하고, 결국 자국에서 수습을 해야 합니다. 문제는 그 스스로 해결할 능력이 없으니까 반복되고 있거든요. 그럼 안산이라는 이 지역의 특수성이 떨어지고, 그렇다면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결국 지역사회에서 공통체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한 하나의 출발입니다. 그런데 당시 많은 사람들이 유가족과 생존자들에 대한 관심이 높았었죠. 그러다보니까 실제로 그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크다는 것들은 그 주변 사람들도,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 상황에 놓여 있는 사람들에게 누군가는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고요. 두 번째는 관심을 갖고 지역사회에서 뭔가 지지할 수 있는, 저는 이것을 ‘휴먼벨트’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것이 잘 형성되어 있다면 이 유가족들이 버리고 가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지역사회에서 우리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굉적이 큰 지적인 자원이거든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그냥 조성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많은 사람들 대부분이 문제에서 떠나고 싶어하지, 계속 관심을 갖고 싶어 하진 않죠. 결국 이런 휴먼벨트를 만들기 위해 지역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좀 더 공론화시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공론화시키는 방법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정치적인 색깔을 띠는 방법이 있고요. 다른 하나는 순수하게 이런 의식을 긍정적으로 발현시키는 노력인데, 저는 후자쪽을 선택했습니다. 왜냐하면 정치색이 대입되면 정치적인 논쟁이 들어오게 되죠. 그럼 새로운 반목과 분열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처음에 이것을 준비할 때는 정치적으로 관련된 집단에서 몇 번 의뢰를 해주셨는데, 제가 정치색깔을 띠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렸습니다.



- 사회심리극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에게 실질적으로 어떤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 첫 번째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슬픔을 경험한다는 것을 개인적인 슬픔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낀다는 것은 굉장히 주관적이죠. 주관적이라는 것은 그 판단이 옳을 수도 있고, 그를 수도 있고, 굉장히 과장되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집단이 모여서 나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기쁨은 나누면 커지고 슬픔을 나누면 작아진다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 효과를 학문적으로 표현하면 카타르시스적 정화적 경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결이 목표가 아니라 그냥 털어내고 덜어내는 것들이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고요. 실제로 참석하신 분들도 이야기를 하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는 의견들이 있었고요, 뭔가 가슴에 맺혔던 것을 털어내고 나니까 여유가 생긴다는 표현들을 많이들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두 번째 효과는 여유가 생기면 생각이 명료하게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것을 통찰입니다. 실제로 참석하신 분들도 필요 이상의 슬픔에 잠겨있었구나, 아니면 내가 이 슬픔을 나만 느끼는 게 아니었구나, 또 내가 느끼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구나. 이렇게 자기 경험에 대해 특수하게 이야기하지 않고 정상적인, 즉 이것을 비정상을 정상화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개인의 사소한 경험을 보편적 경험으로 만들주는 것이죠. 그러면서 감정과 생각을 리하인드했다면, 일상생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생활을 해야 될 것인가, 결국 상담이나 심리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생각의 변화이기보다 행동의 움직임입니다. 그래서 이 변화와 통찰, 역할준비와 역할훈련이라는 세 가지 과정을 통해서 좀 더 가벼운 마음과 정제된 생각으로 일상생활에서 잘 경험할 수 있는 경험들을 반복적으로 갖게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 최근 진행한 사회심리극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어떤 이야기들을 나눴나요?

▶ 현재 안산에 있는 유가족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아무하고도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셨어요. 지금은 애도기간이기 때문에 슬픔에 잠겨있고 싶어합니다. 그런데 제가 만난 분들은 유가족 주변에 있는 단원고 1,3학년들과 주변 이웃들, 그리고 안산시 지역주민들과 만났고, 또 한 파트는 팽목항에서 많이 활동하신 전남지역 청소년상담복지선생님들을 만났는데 그분들도 뇌리외상이라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런 간접적인 경험하다보면 나도 불편한 감정을 갖게 되는 것인데, 이분들의 이야기를 전반적으로 들어보면 일종의 패닉상태라고 합니다. 감정이 너무 올라가면 정서적 손실상태가 생깁니다. 그러면서 감정을 표현하는 게 둔해지고, 특정한 감정들이 반복적으로 생겨납니다. 예를 들어서 노란색을 보면 눈물이 난다든지, 악몽을 꾸게 된다든지, 잘해주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죄책감, 또 살아있는 분들은 그 집 아이와 잘 놀았었는데 갑자기 우리 아이만 살게 됐다는 미안함 때문에 그 집앞을 지나지 못한다든지, 그런 것들을 겪게 됩니다.



- 천주교 수원교구와 함께 사회심리극을 진행하고 계시죠? 특별한 계기가 있습니까?

▶ 안산에 가톨릭 여성상담소가 있는데요. 거기에 제가 가정폭력·성폭력과 관련된 가해자, 피해자 심리치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마침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고, 가톨릭 여성상담소도 안산대리교구더라고요. 그래서 지역사회에서 반드시 해야 할 역할이 있다는 것이 신부님들의 의견이셨던 것 같아요. 제가 나눠드릴 수 있는 기능과 도움을 받아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 심리치료를 위해서 사회심리극 외에 사용하고 있는 다른 방법이 있나요?

▶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내가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들이 기술의 문제인지, 아니면 과거의 경험들 때문에 만들어진 것인지, 따라서 적용되는 기법이 달라져야 하고요. 보통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으로는 언어적인 상담도 있고, 미술이나 음악 등 다양한 형식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내담자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겁니다. 그것은 여러 전문가들의 평가를 통해 하게 되는데, 마치 트렌드처럼 이것이 좋다고 해서 가고 그러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맞춤성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 이와 같은 대형 참사를 겪은 사람들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 사회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우리가 이런 트라우마를 크게 여러 가지로 분류하는데요. 개인적인 실수라든지 책임에 의해 경험되는 트라우마가 있고요. 사회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세월호 사고의 경우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구조가 만들어낸 비극이라고 볼 수 있죠. 이런 트라우마들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진실을 밝히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지는 것으로 이것이 치료의 중요한 출발입니다. 이것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적인 노력에 의해서만 변화된다고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 대해 실망을 하게 되죠. 버려진듯한 느낌을 받게 되고, 특히 안산지역에서 많이 들리는 얘기로는 우리가 만약 강남사람이었다면 문제가 이렇게 처리됐을까 하는 어떤 사회적 지위에 대한 무력감을 경험하고 있거든요. 결국 사회정의가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굉장히 오래갑니다. 반드시 전제되어야 할 것은 사회가 진실을 밝혔을 때 굉장히 중요한 하나의 치료가 될 수 있고요. 두 번째는 지역사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보듬을 수 있는 공동체적 -들, 빈번하게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안산에서 보니까 피정을 준비하더라고요. 이런 형식들로 다양한 각계각층에서 언제든지 이분들이 참여할 수 있게끔, 그런데 이 기간은 상당히 오래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5인 중심으로 만들어져서 꼭 치료하는 개념이 아니라 셀프헬프할 수 있는 작은 커뮤니티들이 만들어져서 이분들이 그곳에 와서 자꾸 이야기를 하고, 정리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여담인데요, 왜 사회정의가 필요하냐면, 우리가 옛날에 <전설의 고향>을 보면 꿈에 고을사또에게 귀신이 나타나서 원한을 풀어달라는 장면을 보셨을 텐데요. 그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PBC 도재진 기자 | 최종업데이트 : 2014-06-2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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