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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성공하려면, 문화예술인·기초예술 투자 늘려야” - 유인촌인터뷰

April_joo님 | 2014.03.24 09:52 | 조회 1386
중요한 컨텐츠다. 연극·영화·음악 같은 예술만 아니라 교육·출판·패션·음식 같은 것들도 문화라고 보면 엄청난 경제구조가 된다. 사람에 대한 투자를 늘려 상상력을 일으키고 예술을 부흥시켜야 한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에 대해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9일 오후 연극이 공연되고 있는 서울 영등포 CGV신한카드아트홀 분장실 앞에서 만난 유 전 장관은 피로가 쌓인 탓인지 인중 옆이 크게 부어 있었다. 기자는 첫 질문으로 "지난해 굴삭기, 지게차 자격증을 따셨던데.."라고 묻자, 유 전 장관은 "지방에 공연장 짓고 봉사하려고 땄다"라며 웃었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가장 중요”
- 63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동안(童顔)이다. 비결이 뭔가?

특별히 관리하는 것은 없다. 공직을 그만 둔 후부터 머리 염색도 하지 않고, 요즘엔 연극 분장 때문에 수염도 기르고 있다. 있는 그대로 자연스럽게 늙어가는 게 좋은 것 같다.

- 이메일 아이디에 셰익스피어의 작품 '햄릿'(hamlet)을 쓰는데.

<햄릿>은 몇 군데 극장의 개관 기념 공연으로 올렸던 특별한 작품이어서 아주 애착을 갖고 있다. 이화여대 소극장, 호암아트홀, 예술의전당, 청담동 유씨어터 등이다. 지난 2005년에 <햄릿>을 공연하려고 준비하면서 메일 아이디를 ‘햄릿’으로 바꿨다. 그런데 그해 공연은 사정이 생겨 하지 못했다.

- <홀스또메르>는 문화예술계를 떠나기 전 마지막 작품이었던 걸로 알고 있다. 다시 문화예술계에 돌아와서 같은 작품을 하게 된 이유가 있나.

나이가 먹어갈수록 느낌이 다르다. 초연은 1997년이었는데, 17년이 흘렀으니 그때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지만, 다시 같은 작품을 하게 되어 영광으로 생각한다.

<홀스또메르>는 제작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35명 정도의 배우들로 구성된 비교적 큰 공연이고, 생음악으로 하다 보니 밴드가 있어야 한다. 규모가 작지 않아서 한번 할 때마다 힘들다. 주인공인 말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이야기라고 하지만, 주제 자체가 시대가 변해도 변할 수 없는 주제이다. 우리가 어떻게 살다가 죽어야 하는지, 어떻게 늙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메시지를 많이 담은 작품이다.화려하진 않지만,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꼭 필요한 작품이다. 흥행도 중요하지만, 연기자로서 의미를 찾아가는 작품이다. 공직에서 다시 배우생활로 돌아오면서 나만의 본질을 되찾고 싶었다. 그래서 가장 근원적인 기본이 되는 연극으로 돌아왔다.

“땀 냄새 나는 예술을 할 터”

- 장관 퇴임 후 소년원생들에게 연극을 가르쳐 줬고 이번 공연도 연극이다. 연극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2011년 장관에서 물러나고 곧바로 소년원생들에게 연극을 가르쳐줬다. 연극은 배우 중심의 예술이다. 내가 연극에 의미를 두는 이유는 요즘은 디지털시대인데 연극은 가장 아날로그적인 예술이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사람의 땀 냄새가 나는 예술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는 영상예술인 데 비해 연극 자체는 가장 아날로그하고 배우의 몸 자체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는 예술이다. 누구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다. 무대 연기에는 긴 수련이 필요하고 연기자에게는 끊임없이 숙성된 느낌이 있어야 한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연기자와 관객이 현장에서 호흡을 함께 한다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그럼으로써 연기자와 관객이 함께 느끼게 되는 것이 연극의 매력이다.매일 공연하지만, 어제도 다르고 오늘도 다른 느낌이다. 그날 공연은 그날만 할 수 있는 것이 연극이다.

- 평생 배우로서 생활하셨는데, 공직 생활에 어려움은 없으셨는지.

배우는 비교적 시간적으로 자유로운 반면 공직자는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해야 하니까 규칙적인 생활이 몸에 배지 않아 힘들었다. 일단 현재에 충실하자는 생각을 많이 했다. 공직을 시작하기 전에 주변 정리를 하고 일을 시작한 덕에 그나마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미국의 저작권 감시대상국 탈피는 잘한 일”

- 역대 장관 가운데 최장수(재임기간 36개월)했다. 스스로 업적을 평가한다면.

취임 초부터 저작권보호 노력을 기울여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저작권 우선감시대상국에서 해제된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그때만 해도 우리는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것을 가져다 쓸 생각만 했지 우리가 전파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것을 많이 알리고 있으니 다행이다. 불법 다운로드가 아직 사라진 건 아니기 때문에 계속 보완해야 할 필요는 있다. 저작권 문제는 고충이 많았지만 인터넷 뉴스에 대한 것까지 광범위하게 정리를 했다. 그리고 신문·잡지 등 매체들이 한국ABC협회를 통해 발행부수를 공개하게 한 일을 들 수 있다. 당시만 해도 대형 일간지들조차 발행부수를 공개하지 않아 광고주들과 마찰이 많았다. 내 재임 기간 중에 매체들의 ABC 가입 여부가 광고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 발행부수가 많은 곳은 광고비를 많이 받고, 부수가 적은 곳은 적게 받는 게 마땅하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물론 이런 일들을 하면서 언론사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소신이 옳다는 생각에서 강하게 밀어붙였다. 그래서 성과를 올리지 않았나 싶다. 광화문청사를 한국근현대사박물관으로 바꾸고 수도통합병원 자리에 현대미술관 서울분원을 유치한 일, 국립중앙박물관 내 국립한글박물관, 올림픽공원 콘서트공연장, 인디밴드 공연장 등을 조성한 일들도 나름 뿌듯하다. 국립단체 예산은 청구액을 100% 맞춰주려고 애썼다. 한편 아쉬운 대목도 없지 않다.외국에서는 박물관, 도서관, 국립극장 같은 곳의 수장은 석학이거나 존경받는 전문가들이 많이 임명된다.

“문화예술기관장은 장관급 예우해야”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공무원들이 맡는 경우가 많다. 내 생각이지만, 문화예술기관장들은 그 분야에서 존경받는 전문가들을 추대해 장관 이상의 예우를 하고 공무원들이 실무를 담당하는 시스템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재임 중에 바꾸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다. 시간적으로 한계가 있어 하지 못한 일들이 많다. 국가의 대표기관을 정비한 후에 민간 기관까지 정비를 하려고 했는데 중도에 그쳐 아쉽다.

- 문화체육관광부에 대한 애착이 많이 남아 있는 듯하다. 현 정부가 ‘창조경제’를 강조하고 있는데 문화예술분야가 창조경제에 제대로 접목되고 있다고 보나.

문화 역시 중요한 창조컨텐츠라고 생각한다. 산업혁명의 나라인 영국은 굴뚝산업에서 문화 창조 산업을 부흥시켰다. 창조는 음악·예술·연극·영화만이 아니라 교육·출판·패션·음식 등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엄청난 경제 구조를 이룬다. 미래를 위해 사고를 전환하고 정책으로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모든 일은 결국에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사람에 대한 투자가 상상력을 일으키고 예술을 부흥시키는 것이다. 문화예술분야에서는 기본적으로 순수 예술 활동이 탄탄해야 산업으로 넘어갈 수 있다. 자립이 잘 안 되는 점을 고려해 순수 예술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가. 요즘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가.

자전거는 타지 않는 대신 많이 걸어 다니고 수영도 자주 한다.

- 공직생활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배우로서 활동하지 못한 게 공직생활한 8년간이었다. 연극은 준비하고 공연하는 데 많은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하기 때문에 1년에 1편 하기도 힘들다. 이제 나이도 60대가 되었으니 10년을 바라본다 생각하고 정말 하고 싶은 작품을 마음껏 하고 싶다.

- 월100만원도 못 버는 문화예술인들이 많다. 문화예술인들의 복지를 위해 애를 많이 쓴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의 경우 문화예술인들이 협회에 의무 가입하게 해서 지원을 해준다. 심지어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가입을 하지 않으면 공연 등에 제약을 가한다.우리나라도 제도권 안에서 문화예술인들을 보호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한국은 아직 매니지먼트 중심이고 스타 중심이어서 다수의 문화예술인들이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얼마 전에 배우가 생활고로 자살했다는 뉴스를 듣고 마음이 아팠다.

“섬 등 낙후지역에 공연하고 싶어”

- 연극이 끝난 후의 계획은.

“백번의 말보다 한번의 행동이 낫다”는 말처럼 몸소 보여주고 싶다. 작년에 <파우스트> 공연은 울진·거창·부안·해남 등 대도시가 아닌 작은 곳에서 했다. 앞으로 보다 많은 사람, 멀리 있는 사람들에게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그래서 직접 지방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공연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리고 공연장을 짓는데 참여하고 싶어서 지난해 굴삭기(포크레인), 지게차 운전면허자격을 땄다.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방민들에게도 좋은 문화 환경을 조성해주고 싶은 바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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