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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 있어도 돈 없으면 꿈 못 키워" 예체능 입시는 쩐의 전쟁

임도희님 | 2020.04.13 11:15 | 조회 446

명문 음대·미대 가는 지름길 예술고 레슨비 포함 땐 연간 학비 1000만원

고교 아이스하키 한 달 회비 80만원, 별도 레슨비 80만원에 장비값도 부담

예체능 분야의 재능이 있더라도 돈이 없으면 꿈을 키우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서울 창동 열린극장에서 저소득층 학생들로 구성된 오케스트라가 공연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서울의 한 음악 전문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A(16)양. 지난해 일반고 진학을 준비하던 그는 1학기 말 꿈을 작곡가로 정하고 부랴부랴 실용음악 학원을 찾아 등록했다. 서울 역삼동에 있는 학원의 월 수강료는 120만원이었다. 예술고나 실용음악고에 합격한다는 보장이 없는데다 예고에 들어가더라도 대입을 위한 내신도 중요해 최양은 수학과 영어 과외도 병행했다. 한달 과외비로 각각 70만원씩 140만원을 쏟아 부었다.

원하던 학교에 진학한 후에도 돈은 계속 들어갔다. 올 초 입학금(100만원 안팎)을 포함해 1학기 등록금으로 280만원을 냈고, 방과후수업료로만 월 23만원씩 내고 있다. 내년부터는 개인 레슨도 추가로 받을 생각이다. 아버지가 의사인 A양은 “학교 친구들의 부모를 보면 사업을 하거나 대기업 임직원, 전문직이 거의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예체능 분야의 재능이 있더라도 돈이 없으면 꿈을 키우기 어려운 시대다. 예체능 입시도 개인의 재능보다 부모의 경제력이 좌우하는 현실은 ‘꿈과 끼를 살려 창의적 인재를 육성한다’는 박근혜 정부의 교육 정책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다.

예고는 명문대 예능계열 합격생을 대거 배출한다는 점에서 미술가, 음악가, 무용가 등을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박홍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서울대 음대 입학생 중 예고 출신 비율은 76%에 달했다. 특히 피아노 전공은 입학 정원 24명 중 최근 5년간 비(非)예고 출신 학생이 합격한 경우는 2011년 단 1명뿐이었다. 현악 전공도 90% 이상이 예고 출신이다.

예고에 다니려면 비싼 학비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사립 예고에서 음악이나 미술을 전공할 경우 학비는 분기당 160만원 안팎으로 연간 600만원이 넘는다. 공립 예고의 학비는 사립의 절반 수준이지만, 서울시내 예고 6곳 중 4곳은 사립이다. 일반고의 1년 등록금이 270만원 안팎임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비싸다. 실기 연습에 들어가는 레슨비까지 포함하면 학비는 1,000만원 수준으로 껑충 뛴다. 악기 전공자의 경우 학교에서 배정해준 강사에게 레슨을 받는데, 필요할 경우 정규 시간 외에 레슨을 더 받을 수 있다. 레슨을 받을 때마다 시간당 10만원 가량 레슨비를 지불한다. 이름있는 교수의 레슨비는 시간당 100만원을 훌쩍 넘긴다. 예고 졸업생 B(25)씨는 “입시철이 되면 1월까지 매일 레슨을 받곤 한다”며 “입학 결정권을 쥐고 있는 교수들에게 눈도장을 받으려면 개인 레슨은 필수”라고 말했다. 주대창 광주교대 음악교육학과 교수는 “예술학교에서 배워 향상된 실력만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게 아니라 교수에게 따로 레슨을 받는 나라는 한국뿐”이라고 지적했다.

무대에 서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예고 피아노 전공인 C(18)양은 지난해 한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했다. 오디션 공고에 응해 합격했지만, 협연을 위해 오케스트라에 300만원을 내야 했다. 독주회 경험을 쌓기 위해 60만원 가량 대관비도 지불하고 연주 장소를 빌리기도 한다. 이 때 들어가는 드레스, 화장 비용도 학생이 부담한다. C양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하고, 무대 경험을 쌓으면 실제 입시 실기 때 긴장감을 덜 수 있다는 생각에 대관 연주회는 많은 입시생들의 통과의례가 됐다”고 말했다. 학비, 레슨, 연주회 모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경제력의 뒷받침 없이 실기 능력을 키우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경쟁이 치열한 예고 입시 준비를 위해서는 많은 사교육비가 들어간다. 명문 음대ㆍ미대로 진학하는 학생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예고 입시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 예고에 지원했다 탈락한 학생수는 2011년 1,279명, 2012년 1,545명, 2013년 1,891명으로 매년 늘고 있다. 예고 준비생인 D(15)양은 “예고에 출강하는 강사들은 예고 교사들과 선후배 관계로 연결돼 있고, 대학에도 출강하기 때문에 주로 그들에게 레슨을 받는다”며 “실력 향상을 위한 것도 있지만 예고와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운동선수를 꿈꾸는 학생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 한 고교 아이스하키부에서 선수로 뛰고 있는 E(17)군은 한 달 회비로 80만원을 낸다. 월 80만원인 레슨비는 별도다. 장비는 한 번 사면 오래 쓸 수 있긴 하지만 자주 부러지는 스틱은 하나에 20만원, 선수용 스케이트는 100만원에 달한다. 야구도 프로 선수 출신에게 레슨을 받으려면 시간당 7만~10만원이 기본이다. 규모가 큰 식당을 운영하면서 야구선수가 꿈인 중학생 아들(13)을 뒷바라지 하고 있는 최모(52)씨는 “비교적 늦은 초등학교 6학년 때 야구를 시작해 개인레슨으로 기본기를 익히고 있는데 돈이 상당히 많이 든다”며 “경기를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뒷바라지 해야 하는 스포츠는 부모가 시간ㆍ경제적 여유가 없으면 도저히 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정부의 예체능교육 지원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는 사교육비 절감과 일반고생의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특정 과목을 심화 학습할 수 있는 교과 중점학교를 도입하면서 음악, 미술, 공연ㆍ영상 분야도 포함시켰다. 그러나 현재 서울의 예체능 중점학교는 분야별로 1곳씩밖에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 서울시교육청도 지난해부터 같은 취지로 거점학교를 개설했는데, 현재 음악 5개교 320명, 미술 6개교 415명, 체육 7개교 356명의 학생들이 무료 강습을 받고 있다. 시교육청의 설문에 따르면 참가 학생 83%가 수업에 만족한다고 답했고, 학부모 70%는 사교육비 절감에 도움이 됐다고 환영했다. 학부모들은 음악과 미술에서 각각 24만원, 30만원의 사교육비가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지원이 확대되지 않으면 예체능 분야의 중점학교와 거점학교가 부모 능력에 따른 교육격차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도 “예고나 사교육에 비하면 수업 단위 수나 비용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수준급 강사들을 채용하더라도 더 많은 학생들에게 레슨을 해주기엔 예산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주대창 교수는 “거점학교의 학생들도 외부 레슨을 또 찾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정부의 예산 투자가 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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