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흐를수록 그리운 아름다운남자 장국영의 영화들

Tae in님 | 2016.02.14 10:54 | 조회 668
시간이 흐를수록 그리운<br>아름다운 남자 장국영의 영화들 네이버 영화 매거진 진정한 배우로 살고 싶었던 한 남자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그리워지는 배우가 있다. [영웅본색]으로 관객들에게 처음으로 이름을 알린 장국영이 바로 그 주인공. 주윤발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준 장국영의 아름다운 외모가 많은 여성관객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으며 지금의 아이돌 못지않은 '팬덤'을 형성하기도 했다. 그 인기에 힘입어 국내 광고사상 최초로 3부작으로 기획된 '투유 초콜릿' CF의 모델로 발탁되었고, 이 CF로 인해 '투유 초콜릿'의 매출이 10배나 상승했을 정도로 그 당시 장국영은 최고의 스타이자 배우였다. 그가 배우로 살았던 26년 동안 60여 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하며 탁월한 연기력과 눈부신 외모로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장국영은 2003년 4월 1일,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나 팬들의 가슴속에 남은 배우가 됐다. 그의 모습을 스크린으로 다시 만날 수 있는 [영웅본색]부터 마지막 작품이 된 [이도공간]까지 진정한 배우로 살고 싶었던 한 남자 장국영의 영화들을 통해 잠시나마 그리움을 달래보자.


◆ [영웅본색](1986), [영웅본색2](1987) - 형제애와 정의감 사이에서 흔들리는 '아걸'
 

 

 

 

홍콩 느와르 영화의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영웅본색]. 장국영은 형제애와 경찰로서의 정의감 사이에서 흔들리는 동생 '아걸'역으로 주윤발 못지않은 존재감을 보여주며 국내에 처음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주윤발이 바바리코트를 입고 성냥개비를 입에 문 모습으로 남성들의 본능을 자극했다면, 장국영은 풋풋하면서도 아름다운 외모로 많은 여성의 마음을 훔쳤다. 남성미를 뽐내던 배우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는 배우였다. 장국영이 직접 부른 [영웅본색]의 OST '당년정'도 영화만큼이나 폭발적인 반응을 모으며 영어권 노래 외에 해외 노래가 전무하던 국내 노래방에 수록되기도 했다.

[영웅본색]의 흥행으로 계획하지 않았던 속편이 제작되었고 [영웅본색]으로 단숨에 인기스타로 떠오른 장국영은 [영웅본색 2]에 출연해 한층 성숙해진 연기를 선보였다. [영웅본색 2]에서 아내에게 전화해 아이의 이름을 지어주던 '공중전화 신'은 모든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장국영의 애절함이 돋보였던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영웅본색]에 이어 [영웅본색 2]도 개봉소식을 전해 명장면의 감동을 스크린에서 다시 만날 수 있게 됐다.


◆ [천녀유혼](1987) - 미모의 요괴와 사랑에 빠지는 순수 청년 '영채신'
 

 

[천녀유혼]은 '섭소천(왕조현)'이라는 미모의 귀신과 인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판타지 러브스토리로 장국영과 왕조현을 홍콩을 넘어 아시아 스타로 우뚝 서게 만들었다. 영화 속 장국영은 귀신인 섭소천과 애절한 사랑을 하는 순박하고 착한 남자 '영채신'역을 맡아 원조 여신이었던 왕조현과 커플 연기를 선보인다.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지고지순한 순정남으로 열연하며 [영웅본색]과는 전혀 다른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새로운 매력을 보여줬다. 특히 영화 속 영채신을 귀신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수중 키스 신은 '목욕통 키스 신'으로 불리며 지금까지도 명장면으로 회자되고 있다. 청춘스타로 막 떠오르던 장국영의 귀여운 모습을 볼 수 있는 [천녀유혼]은 한 예매 사이트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장국영 출연작 중 다시 보고 싶은 홍콩영화 1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 [아비정전](1990) - 자유를 갈망하는 바람둥이 '아비'
 

 

[아비정전]에서 장국영은 자유를 갈망하는 바람둥이 '아비'를 맡아 자유분방하게 살지만 사실 속으로는 항상 어머니의 정에 목말라하는 상처 입은 남자를 연기했다. 한 인터뷰를 통해 아비가 자신의 내면과 가장 닮아있는 인물이라고 말하기도 했던 장국영은 특유의 분위기와 감성을 캐릭터 안에 녹여내며 '장국영 = 아비'가 되었다. 많은 명대사를 남긴 영화였는데 "세상에 발 없는 새가 있다더군. 날아다니다가 지치면 바람 속에서 쉰대. 딱 한 번 땅에 내려앉는 데, 그건 바로 죽을 때지."라는 영화 속 대사는 장국영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그의 인생을 상징하는 문구가 되었다. 트렁크 팬티 차림으로 음악에 맞춰 맘보춤을 추던 장국영의 모습은 여성 팬들뿐 아니라 남성 팬들까지 모두 반하게 만들며 [태양은 없다]의 이정재, [스물]의 김우빈 등 많은 남자배우가 오마주 할 정도로 한 시대의 댄스 신으로 남았다.


◆ [패왕별희](1993) - 온몸으로 슬픔을 노래한 남자 '데이'
 

 

은퇴 시기를 거쳐 배우로 복귀한 장국영은 천카이거 감독의 [패왕별희]에 출연하며 두 번째 연기 인생을 꽃피우게 된다. 두 경극 배우의 삶을 그린 영화 [패왕별희]는 1993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장국영은 초나라 '패왕'이 사랑한 여인 '우희'이자 '샬루'를 사랑한 남자 '데이'로 남성과 여성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기를 선보였다. 한 경극 배우의 말에 의하면 경극을 접해본 적 없었던 장국영은 여자보다 더 여자 같은 경극 배우 데이를 연기하기 위해 평상시에도 경극의 걸음걸이를 연습했고 미묘한 표정, 손놀림, 동작 하나하나까지 섬세한 연기를 선보였다고 한다. 광둥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장국영이 북경어를 완벽하게 구사해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이 영화로 장국영은 청춘스타에서 폭발적인 아우라를 내뿜는 배우로 거듭나게 된다.


◆ [해피 투게더](1997) - 한없이 자유분방한 영혼 '보영'
 

 

1997년도 칸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인 [해피 투게더]는 장국영과 양조위의 연인 연기로 화제를 모았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소재인 동성애 코드를 담고 있다는 이유로 개봉 당시에는 상영되지 못했다가 1년 후인 1998년 가을에 개봉되었다. [해피 투게더]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홍콩의 반대편인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떠도는 두 남자의 사랑과 이별을 그린 영화로 장국영은 한 인터뷰 통해 자유분방한 영혼의 '보영'이 자신이 맡았던 배역 중에서 가장 연기하기 어려웠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 속에서 홀로 남겨진 보영이 '아휘(양조위)'와 함께했던 둘만의 공간으로 돌아와 서럽게 울던 장면은 장국영의 압도적인 연기력이 돋보인 장면. 아르헨티나의 이국적인 풍경과 함께 장국영의 몽환적이면서 쓸쓸한 분위기가 어우러져 관객들에게 긴 여운을 남긴 영화라고 할 수 있다.


◆ [이도공간](2002) - 혼령을 보는 정신과 의사 '짐'
 

 

[이도공간]은 팬들의 마음을 애틋하게 만드는 영화다. 그의 마지막 모습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장국영은 혼령으로 인해 공포에 시달리는 정신과 의사 '짐'을 맡아 공포심과 우울증으로 점점 망가져 가는 극한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서서히 조여드는 심리적인 공포를 장국영 특유의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장국영이 영화를 마지막으로 1년 뒤 영화의 엔딩과 흡사한 죽음을 맞아 그의 유작으로 더 알려진 영화가 됐다. 그의 거짓말 같은 사망 소식에 수많은 의혹과 루머가 생겨났고 [이도공간] 속 캐릭터가 그의 죽음에 영향을 끼쳤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영화 속 "난 지금까지 행복한 적이 없었어."라는 대사는 마치 장국영의 속마음을 대변해주는 듯했고, "아름다운 것들은 금방 사라지나 봐"라는 대사는 너무 빨리 우리의 곁을 떠난 장국영을 떠오르게 만들어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아련하게 한다.

[영웅본색] 메인 예고편
twitter facebook google+
89개 (2/9페이지) rs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