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를잊지말아요>배우 정우성 인터뷰

Tae in님 | 2016.01.17 10:14 | 조회 349
정우성의 미모를 상찬하자면 끝이 없다. 그의 실물을 본 사람들은 '심장 폭행'을 호소했고, 한동안 닮았다고 우겼던 윤종신조차 그와 함께 셀카를 찍은 후 "초장 찍은 오징어 같았다"며 반성했다. 데뷔 전 햄버거 가게와 카페에서 알바를 할 때부터 아름다움으로 전설이 된 그의 외모는 20년이 지난 뒤에도 변함없다. 아니 더 깊어졌다. 여전히 빛나는 그의 얼굴은 그저 피부관리 잘 받고, 다이어트 열심히 해서 얻은 트로피가 아니다.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 착실하게 쌓으며 생각의 끈을 놓지 않은 결과 얻은 훈장이다. 정우성을 만나고 그 심증은 더욱 굳어졌다. 이견 하나 없이 안과 밖을 단단하게 만들어온 정우성의 시간을 공개한다.
#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나를 잊지 말아요] 정우성 인터뷰 배우를 만나다 이미지 1    

"[비트]를 통해 '청춘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는 얻었지만, 저의 청춘은 없었어요. 불우한 환경에서 어쩔 수 없이 빨리 사회에 나왔죠. 그러다 보니 한 개인으로서의 청춘은 즐기지 못했던 것 같아요. 만약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그때의 저에게 청춘을 즐기라고 하고 싶네요." [비트]의 민은 영화 안에서는 죽었지만, 세상 밖에서 영생을 얻었다. 민과 함께 질풍노도의 시기를 함께한 수많은 청춘들에 의해 여전히 살아있는 그는 정우성에게도 각별한 캐릭터다. 김성수 감독과 시나리오를 거의 함께 쓰다시피 하며 민에게 자신을 불어넣었던 정우성은 데뷔 초, 연기하는 어색함을 이겨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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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고 싶은 기억 하나 없이 매 순간을 알차게 살아왔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데뷔 초로 돌아가고 싶다고 할 만큼 힘들었던 그 시기를 돌파하는데 [비트]의 민은 1등 공신이었다. "데뷔 초반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때의 저에게 연기에 대해서 공부하라고 하고 싶어요. 제 영화 중에서 제일 많이 본 영화가 [구미호]인데, 첫날 볼 때는 마냥 신기했죠. 그런데 보면 볼수록 부끄럽기 시작했어요. 화면에 웬 통나무가 왔다 갔다 하는데 식은땀이 나더라고요. 왜 나는 그때 많은 고민을 했는데 정작 영화에 대해서 공부할 생각은 하지 못했을까 아쉬워요."


# 사랑은 지우지 말고 기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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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잊지 말아요]의 석원(정우성)은 기억을 잃었다. 그것도 지난 10년 치를 통째로. 변호사가 되었고, 자신의 이름으로 법률사무소를 운영할 만큼 성공한 과거를 모두 지워버린 석원은 의외로 담담하다. 잊어버린 건 그대로 두고 살아가면 된다고. 하지만 갑자기 나타난 진영(김하늘)을 사랑하면서 죽었던 기억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석원은 혼란스러워진다. "기억과 사랑은 굉장히 재미있는 상관관계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면 이별에 대한 사랑은 잊으려고 노력하잖아요. 안 좋았던 기억으로 치부하고. 하지만 사실 그건 다 소중했던 기억이잖아요. 이별을 했다고 내가 사랑한 순간이 거짓은 아니었잖아요. 그런 면에서 [나를 잊지 말아요]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이 사랑과 기억을 연관 지어 영화화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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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잃어버리거나 지워버린 사람들이 사랑하는 이야기는 멜로 영화의 오래되고 중요한 테마다. 이별을 견딜 수 없어 추억마저 지운 [이터널 선샤인]이 그랬고, 기억을 지운 상대를 여전히 사랑하는 [내 머리 속의 지우개]가 그랬다. [나를 잊지 말아요]는 끔찍한 기억마저 껴안는 사랑에 대해 말한다. 혹시?정우성에게도 석원처럼 지우고 싶은 기억이 있을까? 그는 우문에 현답을 내놓았다. "지우고 싶은 기억은 없어요. 아프고 못난 기억도 결국 다 나이니까요."


# 선배로서 나누는 법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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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마음은 스무 살"이고 "철 없고, 실없어서 썰렁한 개그"를 남발한다는 정우성이지만 요즘 그를 사로잡은 고민은 결코 가볍지 않다. "저는 선배로서 영화계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한 축이잖아요. 중심부의 일원이고. 이걸 영화인들과, 후배들과 어떻게 나눌까 고민합니다. 십년 전만 해도 나 스스로의 길에 대한 생각만 했는데, 이제는 세상에 대한 불만을 말하기에도 조심스러워요. 그건 20대가 할 일이고, 40대는 좀 더 세상이 나아지도록 행동해야 하거든요.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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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 있는 후배들을 위해 먼저 소통에 나섰고, 그 결과 [나를 잊지 말아요]의 제작에까지 이른 정우성의 행보를 보면 그의 고민은 그저 말뿐이 아니다. 무일푼으로 시작해 성공에 이른 그는 이제 먼저 꿈을 이뤄가고 있는 사람으로서 꿈꾸는 후배들을 돕고자 한다. 물론 그 길에서 자신의 꿈 역시 탄탄히 다져가고 있다. "15년전에는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제가 먼저 감독하겠다고 얘기했고, 지금은 다들 언제 할래 먼저 물어보죠.(웃음) 여전히 준비 중입니다. 현재 관심 있는 아이템을 세 개 정도 작가와 함께 작업하고 있어요."?배우로서 언제나 현장에 머무르는데다 자신의 숙원사업을 돌보면서 도움이 필요한 후배들을 챙기는 것에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 와중에 본연의 아름다움과 유머를 대중과 나누는 데에도 열심이다. 이러니 정우성을 어찌 잊겠나.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를 잊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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