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일형감독이 직접밝히는 영화<검사외전>캐릭터 탄생비화

Tae in님 | 2016.01.24 10:26 | 조회 368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검사가 감옥에서 만난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의 혐의를 벗겨 밖으로 내보낸 후 그를 움직여 누명을 벗으려는 범죄 오락영화 [검사외전]. 관객들이 믿고 보는 두 배우 황정민과 강동원이 최초로 만나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검사외전]에서 살인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 검사 변재욱(황정민)과 그의 반격 작전에 선수로 기용된 허세 남발 꽃미남 사기꾼(강동원)의 캐릭터 탄생 비화를 이일형 감독이 직접 전한다. 생생한 탄생 비화는 물론, 캐릭터들의 전사를 포함한 모든 신상을 네이버 매거진에서 최초 공개한다.
1. "저 또라이입니다, 게다가 검삽니다"
억울하게 살인누명을 쓰고 수감된 다혈질 검사, '변재욱'(황정민)        
 

 

변재욱 탄생 비화        

재욱이 취조 과정에서 이런 대사를 한다. "내가 삼수에, 대학교 4년, 고시 공부 한다고 신림동 쪽방에서 4년, 도합 11년을 왜 그 고생하면서 검사 배지 달았는 줄 알아!" 나도 대학교 4년, 군대 생활 2년, 충무로 조감독 생활 8년을 했으니 재욱이 검사가 되기 위해 바친 세월과 내가 [검사외전]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하기까지, 세월이 비슷하다. (나는 삼수는 안 했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재욱이 신림동 쪽방에서 4년 동안 고시공부를 했다면 나는 혜화동 자취방에서 시나리오를 썼다. 감독이든 작가든 캐릭터를 만들어낼 때 주로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에 대입해서 만들게 된다. 어쩌면 재욱은 내 모습이 투영된 것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다. 변재욱이란 이름은 서울대를 나와 로스쿨에 다니는 친구의 이름을 가져온 것이다. 본인은 모른다.

다혈질 검사 혹은 열혈 검사        

처음 캐릭터를 구상할 때 재욱은 우리 눈높이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범죄자들을 보면, 보통 사람들은 심판할 수가 없으니 그냥 속 시원하게 한대 때려주고 싶기도 하다. 그런 우리를 대신해서 그 역할을 해주는 캐릭터로 재욱을 설정했다. 청렴결백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려는 캐릭터도 아니고 또 출세 지향적인 캐릭터도 아닌 그냥 '보통' 검사. 그러려면 일반인의 눈높이에 있는 검사가 필요했다. 가끔 범죄자들에게 물리적인 행위를 가하고 싶은, 때려주고 싶은 마음을 대신 풀어주는, 재욱은 우리가 한 번쯤은 상상해봤던 검사 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재욱은 정말 다혈질 검사일까? 신념이 뚜렷해서 타협을 모르고,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맹목적이다 보니 주변에서 다혈질이라고 얘기하는 것 같다. 피의자를 조금 거칠게 대하고, '옳은 건 옳다, 나쁜 건 나쁘다고 이야기하는 게 뭐가 틀린 거냐!'고 외치면서 홀로 자기만의 길을 가는 사람. 이런 사람에게 흔히 붙여지는 별명이 아웃사이더, 외골수, 꼴통인데 내 생각에 그는 '다혈질'도 좋지만 '열혈'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열혈 검사. 피가 뜨거운 거다.

인간 변재욱        

40대 초 중반의 노총각. 자기 일 밖에 모르는 일 중독에 일상생활을 거의 사무실에서 해결한다. 주변 사람들은 그가 집이 있는지도, 어디서 씻는지도 모른다. 밑에 있는 사람들이 아주 힘들어하는 상사다. 집에 안 가니까. 일만 하니까. 변재욱이 제일 무서워하는 건 여자다. 피의자는 정말 잘 다루지만 여자 앞에서는 숙맥, 여성을 대하는 방식조차 잘 모른다. 직업만 빼면 변재욱은 나와 참 비슷한 사람인 것 같다.

2. "사기란 말이야. 내가 되고 싶은 그 사람이 되는 거야"
허세 남발 전과 9범 꽃미남 사기꾼, '한치원'(강동원)        
 

 

한치원 탄생 비화        

처음에는 멋있는, 잘생긴 사기꾼에서 시작했다. 잘생겼는데 사기를 친다는 것. 윤종빈 감독님의 [비스티 보이즈] 조감독 시절, 그 직업군의 사람들을 취재했던 경험이 치원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 잘생기고 말을 워낙 잘해서 어느 순간 내가 그 사람의 삶에 감정적으로 동화되고 있었다. 그런데 한 달쯤 뒤에 만났더니, 전혀 다른 인생 역정을 이야기하더라. 진짜인지 가짜인지 본인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때를 떠올리며 치원을 만들어 나갔다. 그는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다. 지금 하는 말이 진짜라고 믿는데, 마치 빙의 되듯, 무당이 접신하듯, 배우들이 역할에 빠져서 한동안 헤어 나오지 못하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게 사기가 된다. 치원은 부귀영화를 누리겠다는 목표보다 사기라는 행위에 중독된 것 같다. 내 생각에 치원은 자기 과거 자체를 잊어버렸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 덧붙이자면 한치원의 이름은 [군도:민란의 시대] 조감독 시절에 나와 함께 일했던 동료의 이름이다.

사기 전과 9범의 기술        

치원의 대사 중에 "중학교 때 전국에서 모의고사 38등 했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이건 진실이다. 머리가 좋지만 집이 어려웠고, 되게 잘생겼다는 걸 본인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이 얼굴에 수려한 말발. 사람들이 쉽게 쉽게 믿는다는 걸 알게 되고 중학교 졸업할 때 즈음 사고를 치면서 본격적으로 사기꾼의 길을 걷게 된다. 치원은 물건이 아닌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데, 자기가 훔치는 게 아니라 남이 가져오게 만든다. '좋아서 나한테 주는 건데 뭐가 문제냐!'고 당당하게 얘기한다.

사기를 쳐도 마음이 전혀 불편하지 않다. 제작진끼리는 일종의 유물론자라는 표현을 썼다. 펜실베니아 출신이라 하는 이유는, 사람들이 유학하고 왔다 하면 마음이 약해진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L.A나 뉴욕 쪽은 한국 사람들이 너무 많다. 거짓말이 들통나기 쉽다. 들으면 알 만한 동네, 신뢰가 가고 주립대가 있는 곳. 그렇게 펜실베니아 출신이 된 것이다. 대부분 안다는 듯 말은 하는데 더 이상 구체적으로 질문은 하기 힘든 곳, 그게 펜실베니아다. 그만큼 치원은 머리가 비상하다.

인간 한치원        

치원은 폭력을 아주 싫어한다. 얼굴이 곧 재산이므로. 미미하게라도 얼굴이나 몸에 손상을 가하는 행위는 일체 하지 않는다. 자기 몸을 끔찍이 생각해서 철저한 건강관리에 아무거나 먹지 않는다. 술, 담배같이 해로운 것들은 당연히 멀리한다. 전과 9범이 되기까지 사기 외의 다른 범죄는 저지른 적도 저지를 생각도 없다. 갱생해야겠다는 마음도 별로 없다. 한마디로 좌충우돌,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고 사람들의 가장 약한 부분을 치고 들어가 상황에 따라 변하는 카멜레온 같은 인간이다. 특히 대부분의 여자들한테 본능적으로 끼를 흘리기는 하지만 절대 연애 감정을 가지진 않는다.

3. 황정민X강동원, 검사와 사기꾼의 유쾌한 버디 플레이!         
 

 

이일형 감독이 직접 밝히는 [검사외전] 캐릭터 탄생 비화 이미지 1    

변재욱VS한치원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는, 달라도 너무 다른(?) 두 남자        

변재욱은 이야기를 만드는 인물이고, 한치원은 이야기의 톤을 결정하는 인물이다. 감옥에서 재욱은 누명을 벗기 위해서 치원이 필요했고, 치원은 감옥이 싫은데 재욱이 내보내 줄 수 있어서 만난 것이다. 사건 해결 과정에서 케미가 쌓이는데, 둘이 친할 수 있는 이유도 단 하나, 니즈가 맞는다는 것이다. 사실 재욱은 치원을 되게 싫어한다. 사기꾼이니까. 사기꾼은 범죄자고 재욱이 잡아야 되는 사람인데 좋아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치원도 마찬가지다. 9번이나 감옥에 처넣은 게 검사들인데 얼마나 꼴 보기 싫을까. 서로 좋아할 이유가 없다.

둘은 마치 '톰과 제리' 같다. 못 잡아먹어 안달이지만 서로 필요한 관계. 티격태격, 엎치락뒤치락. 근데 막상 상대방이 없으면 허전하다. 그리고 절대 악인 불독이 등장하면 싫지만 잠깐 힘을 합쳐야 하는 관계. 검사와 사기꾼이라는 극과 극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만나서 나랑 좀 안 맞다, 결이 다르다고 생각하는 거다. 그래서 어떤 지점에서는 버디인 것 같지만 버디가 아닌, 아이러니한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재욱과 치원이 서로 결이 다른 지점은 이런 거다. 재욱은 세상을 가장 많이 알아야 하는 검사지만 서류를 통해 사람을 만나고 기계적으로 대하다 보니 오히려 세상을 모른다. 치원은 사람들과 어떻게 만나고 대화를 해야 마음을 얻는지를 정확하게 아는 인물이기 때문에 진짜 세상을 아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재욱은 사회화 과정에서 세상 공부 쪽으로는 성장이 멈춘 거고 치원은 그쪽으로는 달인인 셈이다. 정말 다른 성격과 성향을 가진 물과 기름 같은 사이. 하지만 같이 갈 수밖에 없는 사이이기 때문에 그 지점에서 색다른 케미가 생기는 것 같다.

변재욱VS한치원 캐릭터 신상 비교표        
이일형 감독이 직접 밝히는 [검사외전] 캐릭터 탄생 비화 이미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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