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골든티켓어워즈 영광의 얼굴들

미친배우님 | 2015.01.25 12:39 | 조회 706



2014년 가장 많은 관객들의 성원을 받은 작품과 인물들에게 수여되는 골든티켓어워즈의 주역들이 가려졌다. 특히 10회째를 맞았던 이번 어워즈는 세월호 참사 등 크고 작은 가슴 아픈 사건들로 국민들의 상심이 끊이지 않았던 한 해였음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고 성실히 무대에서 제 몫을 하며 관객들과 희로애락을 나누었던 작품과 인물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것이어서 그 의미가 예년보다 남다를 것이다. 개인에게 수여되는 티켓파워상 수상자들 중 뮤지컬, 연극, 그리고 클래식전통무용 부문 수상자들을 만나 소감을 들어 보았다.



“생각했던 것보다 높은 완성도로 좋은 성과를 얻은 것 같아서 너무나 기분이 좋습니다.”

지난해 <드라큘라>의 타이틀롤을 맡아 큰 활약을 펼친 김준수에게 관객들은 다시 한번 뜨거운 박수를 보내주었다. 2010년, 2012년, 2013년 뮤지컬과 콘서트를 통해 이미 골든티켓어워즈의 트로피를 안은 적이 있는 그는, 이번에 티켓파워부문 뮤지컬 남자배우상과 관객투표 인기상을 동시에 수상하면서 새롭게 어워즈 다관왕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사람이 아닌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도 물론 있었어요. 다른 나라 작품들을 보니까 드라큘라는 모두 최소 40대로 나이도 있었고, 목소리도 중후한 중저음 바리톤 목소리더라고요. <엘리자벳> 죽음 역을 했을 때 만큼 많은 고민을 했죠. 하지만 그만큼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자율성이 허락되기도 한다는 점을 좋게 생각하려고 했어요. 그래서 저뿐 아니라 모든 <드라큘라> 배우들이 함께 이야기하며 후회없이 해 봤던 것 같아요. 각자의 개성은 살리되 큰 틀을 벗어나지 않게 조율하면서. 배우들간에 관계가 나빴던 적은 없었지만 이번처럼 서로의 속마음까지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팀웍이 좋았던 건 처음이었어요. 무대 위나 뒤에서 항상 즐겁게 으쌰으쌰하면서 했고, 그것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아서 이번 상이 참 뿌듯합니다.(웃음)”

공연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꺼내놓았다. 관 속에 들어가 누워있는 장면이 있었는데 처음엔 땀도 흠뻑 난 터라 너무 답답했었지만 점차 그 전 장면에서 너무 오열을 해 기진맥진한 상태이기 때문에 오히려 녹초가 된 몸을 잠시 쉬게 할 수 있어 편해졌다고. 뮤지컬 데뷔작인 <모차르트!>를 비롯해 <엘리자벳> <디셈버> <드라큘라> 등 꾸준히 신작에 도전하며 무대와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치열함을 보여준 김준수가 올해는 또 어떤 작품으로 ‘뮤지컬 배우 김준수’의 이름을 더욱 탄탄히 다져갈지 기대가 모아진다.


“제10회 골든티켓어워즈의 영광스러운 수상 기회를 또 한번 안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연속으로 몇 회를 받아서 송구스럽고 책임감도 막중하게 느껴지네요.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무대 위에서 노력하는 배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뮤지컬부문 여자배우상 수상자 옥주현은 지난해 <위키드>부터 <레베카>, 그리고 <마리 앙투아네트>까지 연이어 무대 위에서 활약을 펼쳐왔다. 오래전 ‘일 년에 작품을 세 개 해서 바쁘게 지낸다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던 그녀는 그 바람이 실제로 이뤄진 2014년이 매우 뜻깊었다고. 특히 그녀는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레베카> 재연 무대에 섰던 때를 꼽았다. “관객 분들께서 재연에 대한 기대를 많이 해주셨던 만큼 공연장의 분위기가 달랐던 것 같아요. 무대와 객석이 만나는 곳의 공기가 굉장히 뜨거워서 특별한 순간이었습니다.”

이제는 굳이 ‘아이돌 출신’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뮤지컬 배우로서 최고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그녀는 올해로 뮤지컬 데뷔 11년차를 맞았다. 그만큼 무대를 대하는 마음가짐도 처음과는 많이 달라졌다고. “겁이 더 커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그냥 막연하게 겁이 났다면, 요즘에는 무대의 의미를 알아갈수록 무대를 더 소중하게, 유리알을 다루듯 조심해서 대하게 되요. 책임감이 커지는 만큼 고민도 많아지고요. 그런데 너무 많은 생각은 무대에 집중하는 데 방해가 되거든요. 그 중간 지점을 찾아가는 일이 힘들죠.”

막중한 책임감 때문에 종종 새벽에 잠에서 깨 목 상태를 확인한다는 그녀는 더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배우다. 체력관리를 위한 요가와 스트레칭은 물론, 성악 레슨도 꾸준히 받고 있다고. “올해는 기계체조를 해보고 싶어요. 근력도 좋아지고 균형감각도 좋아진다고 하더라고요. 균형감각이 좋으면 몸을 쓰기도 좋고 노래하기도 편하거든요. <마리 앙투아네트>처럼 경사무대에서 서야 하는 경우도 있고.”

많은 관객들이 올해는 과연 어느 무대에서 그녀를 볼 수 있을지 궁금해할 것이다. 그러나 옥주현은 아직 확정된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뭐든 인연이 닿는 작품을 하게 되겠죠.”라며 여유로운 미소를 지은 그녀는 대신 훗날 이루고픈 꿈들을 이야기했다. “제가 오랜 시간 겪어왔던 시행착오들과 노하우를 잘 기록해뒀다가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아무래도 남자배우 위주의 작품이 많잖아요. 나중에 여자배우들이 돋보이고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해보고 싶어요. 물론 그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겠죠. 경험을 많이 쌓고 공을 들여서 그런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골든티켓어워즈는 뭔가 좋아요. 대중분들이 직접 선택해주시는 선물 같아서 마음이 뿌듯하고, 내가 좋은 작품을 했구나, 그 작품들을 많은 분들이 보러 와 주셨구나, 사랑해 주셨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상인 것 같거든요.”

2014년 골든티켓어워즈 티켓파워상 뮤지컬 여자배우상을 수상한 정선아는 특히 자신의 절친한 동료 옥주현과 김준수가 함께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에 대해서도 무척 기뻐했다. 옥주현과는 <위키드>에서, 김준수와는 <드라큘라>에서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위키드>는 그간 한 공연 중 가장 장기공연이었던 것 같은데 주 5회씩 137회를 했죠. 배우에게 때론 장기공연은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게도, 지루함을 느끼게 할 수도 있는데, <위키드>는 매회 새롭고 긴장되고 즐거웠어요. 자기 관리도 최고였죠. 감기 안 걸리게 너무 신경 썼고, 목에 안 좋은 건 아무것도 안 먹었어요. 고춧가루 뭍은 음식은 물에 다 헹궈 먹었고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네요. (웃음) 그만큼 많이 긴장하고 또 사랑 받아서 참 눈물이 많이 났던 작품이에요.”

2014년 <위키드>에 이어 쉬지 않고 무대를 찾게 했던 매력적인 작품, <드라큘라>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예술의전당에서의 초연에 많은 부담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지만 골든티켓어워즈 작품상까지 수상해서 너무나 기쁘다는 그는 모든 박수의 공을 스탭들에게 돌리는 모습이다.

“<킹키부츠>의 공장 직원 로렌으로 지금 너무 신나게 공연하고 있어요. 이번 공연이 끝나면 올해는 좀 쉬려고요. 제가 워낙 에너지가 많아서 ‘너무 힘들다’ 이런 건 아닌데 (웃음) 그간 너무나 빡빡하게 달려왔으니 조금은 저의 삶을 즐겨야 할 것도 같아요. 그런 후에 좀더 성숙된 모습 보여드릴게요.(웃음)"

동료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TV 예능프로그램 <라디오 스타> 출연한 이후 알아보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는 그녀에게 드라마와 영화 등 다른 매체의 러브콜이 잇따를 듯 하다. 하지만 정선아는 “여전히 나는 음악을 제일 사랑한다.”고 말한다. 그녀가 구상하고 있는 “음악적으로 관객들에게로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는 무엇일까? 그녀를 닮아 톡톡 튀고 에너지 가득할 것임은 분명하다.


“뜻밖에 2014년 골든티켓어워즈를 수상하게 됐습니다. 이번에 <사랑별곡>과 <황금연못>의 기회가 와서 즐겁게 공연을 했는데, 다행히 올드 팬들이 많이들 오셔서 제가 이런 상을 받게 된 것 같습니다. 그만큼 나이 먹은 사람들의 이야기도 얼마든지 관객들이 좋아할 수 있다는 것이 실증된 것 같아요. 앞으로도 공연계에 노소가 함께 볼 수 있는 공연들, 완성도 높은 작품들이 나왔으면 좋겠고, 저도 기회가 있다면 새해에도 연극에 출연할 생각입니다. 이런 상을 받게 해주셔서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연극 남자배우상 수상자 이순재는 연극 분야 최고의 티켓파워를 기리는 이번 수상에 대해 각별한 감회를 표했다. 연극무대는 그가 젊은 시절 배우로서의 첫 발을 뗀 곳이다.  TV와 영화 출연으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다 최근 부쩍 연극 출연을 늘린 그는 “한동안 연극을 많이 못했는데, 다시 해보니 ‘역시 연극은  배우 예술이다’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됩니다.”라며 연극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2014년 이순재가 출연한 <황금연못>과 <사랑연못>은 tvN <꽃보다 할배>의 인기와 더불어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극장 출입이 뜸한 중장년층 관객들의 발길을 대학로로 이끈 작품들이기도 하다. “관객들이 과연 노인 이야기를 보러 오겠는가, 하고 걱정을 했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우리도 재미있고 관객들도 와서 즐겁게 보고 가시니 ‘역시 연극은 제대로 열심히 하면 관객들이 오는구나’ 하는 판단을 하게 되는 거에요. 평소 대학로에 잘 오시지 않는 관객들도 꾸준히 와서 보시고 격려해주셔서 상당히 보람 있는 한 해였습니다.”

특히 그가 신구, 나문희 등과 함께 출연한 <황금연못>은 노년의 삶을 어떻게 잘 살아갈 것인지를 제시한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대해 이순재는 “앞으로도 노인들의 삶에 대해 다룬 연극은 충분히 더 나올 수 있고, 또 나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세대 차이에서 오는 젊은이와 노인들의 갈등, 서로 간의 이해와 조화에 대한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새로운 면에서 인간을 표현해볼 여지가 있는 작품들은 얼마든지 해 보고 싶습니다. 올해도 연극을 한두 편은 할 것 같아요.”라는 그에게 새해를 맞은 관객들을 위한 덕담 한 마디를 부탁했다.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환경이 어떻든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에서 내 자신의 일은 내가 개척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내가 왜 태어났는지, 내가 오늘날 이 시대에 왜 존재하는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우리가 소모품이나 잉여인간으로 살려고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아니지 않아요. 모두가 이 사회에 태어난 의미가 있습니다. 그 의미를 찾아보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도전해봤으면 좋겠습니다.”


2009년, 2011년, 2012년에 이어 골든티켓어워즈 연극 여자배우 부문 4회 수상을 하는 강부자는 올해도 어김없이 <친정엄마와 2박 3일>과 함께 전국을 돌고 있다.

대구공연을 앞두고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 있는 그는 “진짜 올해는 전혀 생각지도 않았어요. 세 번이나 탔는데 나한테 또 올까 싶었지요.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닌 연극으로 관객들이 주시는 상이라 기분이 무척 좋습니다. 이제는 욕심이 생겨서 내년에도 또 타고 싶어요.”라고 수줍게 고백한다.

“<친정엄마와 2박3일>는 쉬운 연극이에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이야기이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좋아해 주시는 것 같아요. 딸 (전)미선이와 숙식을 같이하고 희로애락을 함께 느끼고 무대에 오르니 그 힘이 연극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라고 6년을 함께한 작품, 배우, 스태프들에게 무한 애정과 신뢰를 보낸다.

“앞으로 5월까지 10개 도시가 추가로 더 잡혀있어요. 6년 동안 꽤 많은 지역을 다녔지만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문화 생활에 소외된 지방으로 가고 싶어요. 시골에서는 여러가지 여건상 보고 싶어도 못 보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잖아요.”

2015년에는 연극 외에도 드라마와 MC로까지 왕성한 활동을 계획 중이라는 그는 “잘먹고 즐거운 생각만 하고 살아요. 내 나이에 맞는 운동을 조금씩 해주지요. 아침 30분은 꼭 스트레칭하고 저녁에는 자전거를 타고요. 다어어트 같은 건 평생 생각해 본 적도 없어요. (웃음) 그리고 무엇보다 연극을 하면 에너지가 샘솟아요. 그게 나의 건강 비결이라면 비결이에요. 계속해서 무대에 오르고 싶어요.”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다. 그에게서 나오는 특유의 편안함과 푸근함은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연극 덕분인 듯 하다.


"뭐 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상까지 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웃음)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 겸손이다. 2014년 골든티켓어워즈 티켓파워상 클래식/무용/전통 아티스트 부문 수상자 장사익은 2014년 한 해도 신년음악회를 시작으로 다양한 장르의 수많은 뮤지션들과 합동 무대를 꾸몄으며, 특히 그의 브랜드 공연이라 할 수 있는 <장사익 소리판> 공연도 '찔레꽃'을 부제로 해 전국 7개 도시를 찾아 많은 이들과 마음과 흥을 나누었다.

"2년 마다 전국투어를 하는데 하나도 힘든 줄 몰라요. 세종문화회관이 3천 석인데 관객들이 한마음이 되지 않는다면 나까지 공연장에 3천 1개의 마음이 따로 노는 셈이니 얼마나 힘들겠어요. 하지만 공연 할 때마다 3천 개의 마음이 하나가 되고, 거기에 제 마음까지 합해지니 노래를 부르는 제가 어찌나 신이 나고 행복한지.(웃음)"

45세 늦은 나이에 데뷔한 그는 당시의 일을 "사람에겐 이상과 현실이 있는데 저는 그때 현실을 버리고 이상을 택했죠. 딱 3년 만 음악을 해보자, 하고 본격적으로 달려든 것이 태평소였습니다."라고 회고하지만, 알고 보면 그는 음악의 길을 걷기 위해 45년간 차곡차곡 준비를 해오고 있었다.
"무대에 오르게 된 것이 한 순간에 벌어진 일 같은데 뒤돌아보면 어렸을 때 했던 웅변, 문선대에서의 군생활, 종로 음악학원에서 배웠던 노래, 태평소 부는 것까지 다 노래를 하기 위한 준비였더라고요."

유쾌한 웃음에 실린 장사익의 솔직한 이야기는 그가 열 다섯 번이나 직업을 바꾸며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았음을 잊게 만든다. 지금도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은 그는 "꽃이 핀 것을, 계절이 바뀌며 나뭇잎이 나고 열매가 맺는 것을 사람들을 못보고 사는 것 같다."며 여유로 세상을 보는 삶의 아름다움이 참 중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어딜 갈 때도 천천히 걸으며 길가에 핀 꽃에게 인사를 하죠. 얼마나 예뻐요. (웃음)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요. 앞으로 제가 더 쭈글쭈끌한 할아버지가 되어서 80살이 되고 90살이 됐을 때 그땐 또 얼마나 노래를 재밌게 부를까, 지금도 그 생각하면 너무 설레요." (웃음)
소리꾼 장사익이 그토록 많은 이들의 가슴을 적신 건 바로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아름다운 눈과 마음이 여과 없이 자신의 소리 속에 녹아 전해졌기 때문 아닐까. 올해도 변함없이 소리꾼 장사익의 소리는 많은 이들의 혼을 달래줄 것이다.
twitter facebook google+
89개 (8/9페이지) rss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