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정지원 기자]

구자명에게서 보이는 백청강. 절박함의 승리는 달콤하다

MBC '스타오디션-위대한 탄생2'의 주인공이 3월 30일 가려졌다. 그 주인공은 구자명. 같은 멘토를 둔 배수정과 선의의 경쟁을 통해 구자명은 승리를 거머쥐었다. 우승자 호명과 동시에 구자명은 쉼없이 눈물을 흘렸다. 이후 치러진 우승자 인터뷰에서도 구자명은 '감사함에 어쩔줄 모르는' 모습이었다.


지금에서야 웃으며 말할 수 있겠지만 사실 구자명의 과거는 결코 밝지 않았다. 어린 시절 낭중지추의 실력으로 청소년 국가대표 축구선수라는 걸출한 간판을 달았지만 그도 잠시였다. 구자명은 불의의 허리 부상으로 그 꿈을 완전히 접어야 했다.

구자명 역시도 자신을 '꺾어진 날개'라 생각했을 터. 축구장을 바라보는 것 자체가 고통이었던 구자명은 끝없는 방황과 중국집 배달원 생활을 전전했다. 어둠의 구렁텅이 속에서 구자명은 두 번째 꿈을 키웠다. 그 길은 가수였고, 그 꿈을 위해 나간 첫 시도가 '위대한 탄생2'이었다. 그 곳에서 구자명은 소중한 멘토 이선희를 만났다. 이어 우승까지 손에 거머쥐었다.

이 모습이 언뜻 '위탄1'의 우승자 백청강과 겹쳐보이는 것은 왜일까. '한국에서 가수가 되고싶다'는 꿈을 간직하며 주점을 전전하며 노래를 했던 백청강은 대학 입학시험과 '위대한탄생' 중국오디션의 기로에서 과감하게 후자를 선택했다. 가수의 꿈은 대학을 포기하며 자신의 인생을 걸 정도로 백청강에게는 절박한 도전이었다. 그렇게 백청강은 멘토 김태원과 연을 맺었고, 한국에서 '희야'를 불렀고, 결국에는 우승했다.

일각에서는 단순 시청률의 부진을 이유로 '스토리와 사연의 승리'라 뭉뚱그려 우승자들을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달리 표현하면 가수를 향한 꿈이 가장 절박했고 소중했던 원석이 가려진 것이다. 중국 연변에서 가수를 꿈꾸다 대학진학까지 포기하며 '위탄'에 발을 내딛은 백청강과, 평생을 함께하리라 여겼던 축구를 접은 뒤 중국집 배달원 생활을 하다 가수의 꿈 하나로 '위탄2'에 모습을 드러낸 구자명 모두 절박하게 가수를 꿈꿨던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단순한 자극적 사연팔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아니다. '꿈'을 주제로 한 사연이 주를 이룬다. 자극적인 가족사나 치부를 들춰내기보다는 멘티가 가진 꿈과 도전정신, 그리고 절실함에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비췄다.

'위대한 탄생2' 방송 당시에도 멘토 윤일상은 “부족한 실력으로 경험삼아 나온 사람은 지양한다. 진정성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는 마음이어야 한다. 절박한 마음으로 음악을 하는 절실한 사람을 찾는다”고 멘티를 뽑는 기준을 밝혔다. 우승한 구자명과 백청강은 이같은 조건에 가장 완벽하게 부합하는 참가자였던 셈이다.

이제 이들은 가수로 첫 발을 내딛기 직전이다. 백청강은 내달 멘토 김태원의 곡을 받아 데뷔하게 되고, 구자명 역시 소속사가 정해지는 대로 가수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렇게 절박한 이들의 뜨거운 꿈을 조명한 '위대한 탄생'. 실패했다고 치부하기엔 아직 그들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정지원 jeewonjeong@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