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방망이’란 노래로 활동 중인 신인 걸그룹 배드키즈(BADKIZ, 모니카·봄봄·연지·은주·지나)는 야구장에선 이미 스타다.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활약하는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설 때 ‘귓방망이’가 등장하는 것을 비롯해 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도 타석 등장곡으로 애용하고 있다. 각 구단 치어리더에게도 필수곡이다. 야구장에서 이 노래가 흐르면 관중석에선 ‘귓방망이’란 후렴구가 응원구호처럼 터져 나온다. 덕분에 배드키즈는 야구장 하프타임 공연의 단골 게스트가 됐다.

SNS에서도 ‘귓방망이’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귓방망이’를 검색하면 약 1만1400개의 패러디 영상이 소개된다. 여경, 군인, 학생 등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귓방망이’의 경쾌하고 강렬한 음악에 맞춰 클럽가 유행춤인 ‘시루떡춤’을 추다 앞사람 따귀를 때리는 듯한 동작을 취하며 배드키즈의 퍼포먼스를 따라한다. 중고교생들은 장기자랑용으로 ‘귓방망이 퍼포먼스’를 하고, 부산경찰청은 ‘4대악 근절’ 홍보영상 제작에 활용하기도 했다. 아직 ‘강남스타일’의 싸이나, ‘빠빠빠’의 크레용팝에 비할 바 아니지만, 배드키즈가 몰고 온 퍼포먼스 ‘놀이’의 SNS상 신드롬은 이들 못지않다.

가요계 악동이 되자는 의미에서 ‘나쁜 아이들’의 ‘배드키즈’로 이름 지은 이들은 3월 말 데뷔음반을 냈다가 세월호 참사로 인해 두 달 만에 활동에 나섰다. 그 사이 이렇게 유명세를 타게 됐다.

“섹시 콘셉트 걸그룹 사이에서 ‘악동’은 확실히 차별화하는 콘셉트인 것 같다. 나쁜 남자에게 따귀를 날린다는 내용의 강렬한 메시지가 담긴 노래로 스트레스도 함께 날려버릴 수 있으면 좋겠다.”

오디션을 통해 모인 다섯 멤버는 모두 특이한 이력을 가졌다. 모니카(한국명 지유·23)는 독일인 아버지를 둔 혼혈로 16세부터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건국대 영화예술학과 휴학 중이며, 독일어와 영어 등 5개 국어가 가능하다. 봄봄(김보미·22)은 백제예술대 미디어음악과 재학 중으로, 남자들이 추는 격렬한 춤이 특기다. 연지(이연지·21)는 여군이 되고자 경민대 효충사관과에 입학해 여군시험에도 합격했지만, 가수 오디션을 통과하면서 새로운 인생을 꿈꾸고 있다. 하얀 피부에 앳된 얼굴이지만 합기도 3단, 특공무술 1단의 유단자다. 추계예술대 실용음악과에 다니는 지나(유지나·22)는 초중학교 시절 경기도 육상대표로 전국 대회에 나설 정도로 단거리 유망주였다. 경인여대 실용음악과 신입생 은주(이은주·20)는 팀의 막내지만 4년의 연습생 기간을 거쳤다.

“배드키즈는 멤버 각자 가진 게 많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서로 채워주며 시너지를 내면서 대중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을 보여드리겠다. 우리가 가진 많은 끼와 다양한 재능 그리고 매력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다양한 음악과 퍼포먼스를 선보이겠다.”

데뷔 전부터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거리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해온 배드키즈는 “느닷없이 길에서 만난 낯선 가수에게 박수를 쳐준 이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낸다.

“배드키즈는 ‘솔직하고 재미있게 음악 하는 친구들’이란 이미지가 생기면 좋겠다. 우리가 무대에서 즐기면 대중도 우리를 보며 즐길 수 있을 것이다. 6월은 월드컵 시즌이다. 야구장에서 그랬던 것처럼, 축구경기장에서도 응원의 힘이 되고 싶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

 

< 출처 스포츠 동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