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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 . . 끄적입니다

살현준ㅋ님 | 2012.10.19 14:19 | 조회 551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여느 작은 공원. 주변을 온통 흰색의 결정체로 수놓아 새하얀 빛을 발하던 그 곳의 모습은 정말이지 눈이 부실만큼 아름다웠다. 투명할 만큼이나 새하얀 눈. 그것들은 곧, 차례대로 대기 위를 향하여 사분히 내려앉아 하나 둘, 자신들의 차디찬 냉기를 주위의 만물을 향해서 고요히 내뿜고있었다.

“ 정말 많이도 내리는 구나.”

공원에 가장 구석인 곳의 위치한 벤치에 않아, 이내 한숨과도 같은 담배연기를 깊게 내쉬던

여느 사내가 눈이 내리고 있던 차가운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며 독백하였다.

“즐거워 보이는 군..”

이강현 올해 26세의 나이로, 일찌감치 준비해 온 경창시험을 작년에 패스하여 몇 달간의 순경 생활이후 자진해서 강력계로 지원. 바로 몇 일전 시내로 발령받은 신참내기 형사이다.

“모녀 인가.”

그가 입 안에 머금고 있던 담배연기를 새하얀 입김과 함께 허공으로 내뱉으며 위치한 벤치를 주시한 채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가 바라보고 있던 자리에는, 보기 드문 금발색의 환한 머리염색을 한 여인이 자신의 곁에 앉아 있던 여자아이를 향해 평온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 아이의 얼굴을 사랑스럽게 매 만지고 있었다. 생글생글 웃으며 코코아를 홀짝 거리던 쉬지 않고 허공에 발을 동동, 구르며 무엇이 그리도 좋은지 마냥 신이 나는 표정이다. 그러한 아이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며 무척이나 흐뭇해하던 여인은, 이내 여자아이의 목에 걸려있던 목도리가 삐ㄸㄹ어져 있던 것을 발견하고는 이윽고 그것을 똑바로 가다듬어 주었다.

바로 그때.

“어? 엄마다!“

여인의 옆에 앉아있던 소녀가 별안간 허겁지겁 벤치에서 내려오더니 맞은편에서 걸어오던 여느 주년 여성의 모습을 발견하고는 단숨에 그리고 달려가 그녀의 품 속 으로 냉큼 뛰어든다.

“뭐야, 엄마가 아니었나?”

이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던 강현이 중얼거린다.

그리고 벤치에 앉아있던 여인은 그 중년의 여성이 나타나자 조금 전 그 온화하던 미소들은  금세 어디로 감추어 버린 것인지 그녀의 무표정한 얼굴 속에 차디찬 냉기는 처음 여인을 보았을 때의 그 따스하고 평온하게만 보이던 그녀의 인상들을 철저히 부인하는 것만 같았다.

“뭐야 저 여자.”

잠시 후 언짢은 듯, 인상을 찌푸린 강현이 툭. 하고 말을 내뱉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멍하니 앉아 무표정한 얼굴로 두 모녀를 바라보고 있던 금발의 여인을 향한 말은 결코 아니었다. 무슨 영문일까. 대체 뭐가 그리도 못 마땅한 것 인지 고개를 푹, 숙인 채 울먹거리던 아이에게 그녀는 멈추지 않고 야단을 치고 있다.

“고맙다는 말도 할 줄 모르는 건가!”

강연은 아이의 손에 쥐어져 있던 코코아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한참을 아이에게 큰 소리를 내며 화를 누르지 못하던 중년의 여성은 이윽고 아이의 손을 억지로 붙잡아 끌며, 마지 그 자리를 피해 달아나 듯,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언니야 바이 바이!

엄마에 손에 붙잡혀 무기력하게 끌려가던 아이가 힘겹게 뒤를 돌아, 벤치에 안아있던 여인을 향해서 힘껏 손을 흔들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을 뿐 이었다.

“......”

소녀가 들고 있던 코코아는 이미 바닥에 엎질러져 쌓여있던 눈 위에, 새하얀 김을 내며 차갑게 식어가고 있었다.

“대체 뭐야.”

잠시 후.

공원의 입구로부터 저 멀리 떨어져 있던 길가의 모퉁이 사리로 사라지는 모녀의 모습을 바라보며 가만히 서있던 강현은, 입에 물고 있던 담배꽁초를 바닥에 흘리며 여인이 않아 있던 벤치의 옆으로 다가서며 괜시리 하늘을 놀려다보고는 은근슬쩍 말을 건내어 본다.

“......”

이에 여인은 허공을 향해 응시하고 있던 붉어진 눈시울을 잠시 옆으로 돌려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가 다시금 정면으로 돌릴 뿐, 그 뒤로 아무런 대답이 없다.

“전 눈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내리는 걸 그냥 이렇게 맞고 있어도 좋던데..”

예상을 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의 말이 철저하게 무시단한 것에 조금은 신경이 쓰이는 듯,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가던 강현이 힐끔. 하고 여인의 눈치를 살피며 말끝을 흐리자, 자신의 대답을 기다리며 멀뚱히 서있던 그를 향해 그녀는 아주 잠시 뒤에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얼어 붙을 것만 같던 보랏빛의 그 작은 입술로 이제야 겨우 조금씩 움직이며, 몇 마디를 짧게 내뱉는다.

“눈은 싫어 .. 투명할 만큼 하얘. 무언가에 더럽혀져도 모르는, 순수한 혼 같아.”

작은 어깨를 떨며 고개를 푹 숙인 채 말을 하던 여인의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보던 강현은 순간, 왠지 모를 지독한 고독과 슬픔이 잠겨있는 듯 한 그녀의 눈 속에서 무언가를 애타게

갈망하며 감추려는 읏 한, 여인의 속마을음 마치 자신이 몰래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

그리고 잠시 후.

부스럭하며 조용히 자리에서 일어선 여인은, 핏기가 서린 차가운 손으로 자신의 눈가를 훔쳐내며 서서히 그의 곁을 떠나 반대편 길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마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멍하니 이를 지켜보던 강현은, 좀 전까지 그녀가 앉아있던 벤치의 빈자릴르 문득 바라본다.

“상저..인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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