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독백대본 모음.

본스타님 | 2012.06.12 12:13 | 조회 1740

난 여기 오는게 너무 싫어, 넌 안 그러냐? 시원하다고 해도 싫은 건 마찬가지야.

아버지도 여기 오는걸 싫어해. 자기 어머니 집인데도...... 내가 어렸을 때 할머니를

얼마나 무서워했는 지 아냐? 저 문에서 지팡이를 짚고 절뚝거리면서 나오는 모습이 꼭

누굴 죽이려고 하는 것 같았어. 내가 다섯 살 때 할머니 그림을 그리고는 그 제목을

<프랑케슈타인의 할머니>라고 했어. 할머니가 봤으면 난 죽고 없지. 넌 외아들이 되는거고. 아버지가 그러는데 할머니가 얼마나 지팡이를 빨리 휘두르냐 하면 이 세상에서 제일 위대한 골프선수가 될 정도였대.

 

 

 

 

 

 

 

 

 

아버지도 벨라 고모나 마찬가지로 할머니가 무서운거야. 고모는 더하기 빼기를 못하니까, 소다에 아이스크림을 서너숟가락씩이나 넣어준단 말야, 두 숟가락 넣어줘야 할거를, 같은 값에 말야. 그 꼴을 할머니가 봤다간, 지팡이로 딱! IQ가 또 떨어지는 거지. (소파 뒤에 놓여있는 사진을 집어든다.) 아리, 이것 봐. 거트 고모 어렸을 때 사진이야! 고개 숙이고 있는 거 보이지? 뭘 피하려고 고개를 파묻는 것 같지 않니? 할머니 지팡이가 아마 바로 여기쯤 날아와 있을 거야. 거트 고모도 약간 모자란 것 같지 않니?

 

 

 

 

(웃으며) 열쇠를 잃어 버렸는데... 비상용 열쇠로. 열었지~ 네가 불러줘서 참 다행이야.

나 집 앞을 그냥 지나치고 있었지? 그렇지? 딴 생각에 너무 깊이 빠질 때가 종종 있거든.

어머, 너희들 너무 반갑다. 아리! 제이! 어디 좀 보자. 너희들 많이 컸구나. 어쩌면

이렇게 빨리 자라니. 세상에..... 삼촌은 어디 계셔? 삼촌 못 본 지가 꽤 오래됐어.....

(벨라. 에디를 부른다.) 삼촌! 벨라야!!..... 아버지 여기 계시니?

 

 

 

 

 

안 그러실 걸 내가 뭔가 깨뜨려 버릴 거야. 이 방에서 할머니가 제일 좋아하시는 게

뭐지? 그럼 우리도 벨라고모처럼 될 걸. 아마 앞으로 20년 동안 쭉 중학교 1학년 일

꺼야. 그래서 우린 여기서 살면서 매번 울 때마다 머리통을 두들겨 맞으라고?.. 아니면

거트 고모 처럼 촛불 끌 때 불지도 못하고 들이마시라고,(아리, 숨을 드리마신다.)“안녕, 아리. 그동안 잘 지냈니?”자알 됐다. 이제 전쟁은 끝났어.... 아버지가 엄마옆에 무덤을 사 놓으셨나 몰라. 흥, 할머니가 들어 왔을 때 나는 서랍이나 뒤지고 있으라고? 할머니가 바보두놈 맡게 됐다 구 좋아하실걸.

 

 

 

(아주 조용하게) 아니요, 엄마. 애들은 안가요. 이 애들 여기서 살 거예요. 왜냐하면,

엄마가 애들을 안 받아주면 나도 떠날 거니까요........ 저 이 얘기 벌써 천 번도

더했지만요, 이번엔 진짜에요. ..... 저기 정신박약아 수용소로 가도 좋아요. 거기선 날 받아주겠죠. ..... 엄마가 언제나 그러셨잖아요...... 하지만 내가 떠나면 엄마는 영영 혼자가 될 거예요. ....... 혼자가 되는 게 무서우시죠, 엄마.... 사람들은 모르지만 난 그걸 알아요. .... 하지만 그렇게 안될 거예요. 엄마. 왜냐하면 우리 이제 모두 같이 살 거니까요. ....

엄마하고 나하고 제이와 아리.... 재미있잖아요. 엄마?

 

 

 

(고함을 지르며) 드디어 우리만 남았다!!! 할머니가 나가셨다.! 벨라고모도 나갔다!

이 집엔 우리밖에 없어. 우린 자유다.! 자유야! 이야호, 야, 야!!! (할머니 말투를 훙내

내서) 그래! 네 다리를 잘라버릴테다...... 벨라고모는 그걸로 저녁에 요리를 할테고.

(아리, 침대위로 뛰어 올라간다.) 저기 저 차 또 왔네.. 루이 삼촌 찾으로 왔던 그 두

사람이야. 저 사람들 꼭 킬러같이 보이는 데........ 왜 왔을까? (창밖을 내다보며) 할머니를 저 사람들한테 팔아 버리자. 야, 야, 야, 야, 야! 저런 사람들이 무섭지도 않냐구?

난 벌써 이 집에서 한달이나 살아남은 몸이야, 뭐든지 올테면 오라고 해.

 

 

 

언니! 서둘러! 할머니가 깨시면 어떡해?.... 바보같이 가게에다 돈을 숨길 리가 있겠어?

다 찾아 봤는데 아래층에는 없어. (추워서 몸을 부들부들 떨며) 어휴, 얼어죽겠다.

아이스크림 상자 아래를 뒤졌거든. (제이 침대 안으로 들어온다.) 동상에 걸린 것 같아.

아이스크림 상자 밑에 돈을 숨길 리가 없어. 매주 상자들을 비워 버린다고. 친할머니

돈을 훔치다니, 어쩌다 우리가 이렇게 됐지? 내일 다시 찾고 오늘은 그만 자자.

할머니!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할머니, 언니가 시켰어요. 손전등을 켜서 사내를 비춘다.

응, 누구야? 루이 삼촌이라고요? 거짓말!!..... 루이 삼촌? 정말? 안녕하세요, 루이 삼촌.

 

 

 

초등

(단호한) 침대사줘. (엄마를 따라가며) 나두 침대사줘~ 안그럼 나 학교 안가!

(따라다니며) 침대 하림이두 있구 언니두 있는데 왜 나만 없어, 왜, 왜! 언니 일주일에 한번씩 떨어지는거 알어? 것땜에 나 맨날 자다가 깬단말야! 한번 깨면 잠두 못자구, 내나이에 잠이 얼마 나 중요한지 알기나 해? (씩씩거리며 보다가 터졌다) ...엄만 나만 미워하구!! 언닌 장녀라구 이뻐하구, 하림인 남자라구 이뻐하구, 나만 맨날 뭐냐구! 이름두 예림이 하림이 다 이쁜데 나만 옥림이구, 침대랑 컴퓨터두 언니랑 하림이 다 있는데 나만

없구! 엄만 맨날 나만 미워해, 나만!! (휙 몸 움츠리는) 앗, 때린다!!

 

 



초등

어떻게 알아, 아빠? 전화 왔었어? 아빠는 왜 그렇게 씻는 걸 싫어해? 맨날 집에만 틀 여 박혀 있고! 한심한 사람들하고만 어울리고!! 뭘, 맞잖아, 맨날 술 마시지, 어른이 돼서는 텔레비에 붙어살지. 아빠는 바보야! 아빠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엄마 결혼한 단 말이야!! 아빠만 혼자 남잖아. 아빠 이렇게 늙어 버리면 어떡할 건데? 아프고 그 래도 옆에 아무도 없으면 어떡할 건데? 영주 아줌마까지 가버리면... 아빤... 어떡할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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